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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텐센트` 경쟁에…K콘텐츠株 날개
입력 2020-06-19 17:52  | 수정 2020-06-19 19:52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한국 콘텐츠주가 각광받고 있다. 판권을 많이 보유한 '스튜디오드래곤' 등 규모 있는 콘텐츠사가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튜디오드래곤이 2017년부터 올해 3월까지 기획·제작한 드라마는 87편에 이른다.
19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16일 중국 인터넷서비스 전문업체인 텐센트가 '아이치이' 출자 협상에 들어갔다. 아이치이는 중국 검색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 아래에 있는 OTT다. 이번 출자로 텐센트가 아이치이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텐센트비디오와 아이치이가 합치면 넷플릭스에 버금가는 새로운 거대 플랫폼이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OTT 시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HBO맥스가 출범했고 NBC유니버설은 OTT 서비스 '피콕'을 선보이겠다고 나섰다.
세계적인 OTT 업체들의 '고래 싸움'이 반가운 것은 한국 콘텐츠주다. 텐센트·바이두 연합군 OTT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먼저 자리 잡기 위해서는 대형 자본을 활용한 콘텐츠가 핵심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 드라마는 아시아권에서 경쟁력이 높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의 드라마 '더 킹'은 넷플릭스 전 세계 트래픽 순위 10위 안에 안착했다. 홍콩 넷플릭스에서는 트래픽 순위 10개 중 한국 드라마가 5개를 차지하고 있다. 대만·태국·필리핀 넷플릭스에서도 다수 한국 드라마가 순위권에 포함된다. '더 킹' 외에도 '슬기로운 의사생활' '도깨비' '동백꽃 필 무렵'이 순위권을 장식하고 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 트래픽 순위에서 증명했듯이 동남아 진출을 위해서는 한국 콘텐츠 수급이 필연적"이라면서 "경쟁 심화에 따라 앞으로 한국 드라마 판가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한국 드라마 판가가 높아지면 스튜디오드래곤 등 대형 콘텐츠사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들어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도 7.2% 상승했다. 조태나 흥국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과 제이콘텐트리는 판매할 수 있는 판권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기업 두 곳"이라면서 "중소형 제작사는 판권을 판매해도 지분 수익을 나눠야 해 수혜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튜디오드래곤은 탄탄한 국내 드라마 라인업을 갖고 있다. 2016년 종영한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와 배우 조승우·배두나가 주연을 맡은 '비밀의 숲'은 모두 큰 흥행을 거뒀다. 올해 야심 차게 선보인 '더 킹'은 국내에서 흥행에 실패했지만 일본과 홍콩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제이콘텐트리도 최근 '부부의 세계'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지주사 CJ ENM이 보유한 채널에 드라마를 공급하는 것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매년 편성되는 드라마 개수가 고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은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스튜디오드래곤이 올해 연결 기준 56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이는 전년 대비 95.8%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도 541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드라마 판권 판매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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