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미워킹그룹 뭐기에...여권서 해체론 '솔솔'
입력 2020-06-19 16:55  | 수정 2020-06-26 17:05

여권에서 한미워킹그룹의 개편 또는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한미워킹그룹은 비핵화, 대북제재, 남북협력 방안을 수시로 조율하는 대북 고위 실무 협의체로 2018년 11월 설치됐습니다.

한미간 대북 공조를 위해 출범했지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철도 건설 등 핵심 현안을 두고 한국은 북한과의 교류 협력 쪽에, 미국은 비핵화 이행 쪽에 무게중심을 뒀고, 결국 미국의 뜻이 번번이 관철되면서 남북관계 발전에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은 오늘(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주 내에 한미워킹그룹의 역할을 되짚어 보고 미흡한 부분을 개선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미워킹그룹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디딤돌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도 적극적으로 이해하는 선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남북관계 악화는) 한미워킹그룹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회에서 한미워킹그룹을 해체하거나 구성원을 바꿔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박지원 동국대 석좌교수도 CBS 라디오에서 '우리 외교라인이 한미워킹그룹의 눈치를 보느라 북한과의 관계가 나아지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자 "사실 그랬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전날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국방위원장 출신 안규백 의원은 "우리가 뭘 하려고 하면 자꾸 제지를 거는데 간소화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강경화 외교장관은 "그런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6·15 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에서 "한미워킹그룹이 남북관계에 대해서 미주알고주알, 말은 협의지만 사실상 미국의 승인을 받는 기구로 역할했다"며 "그것에 대한 북한의 거부감이 엄청났다"고 했습니다.

실제로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17일 내놓은 담화에서 "북남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상전이 강박하는 '한미실무그룹'이라는 것을 덥석 받아 물고 사사건건 북남관계의 모든 문제를 백악관에 섬겨 바쳐온 것이 오늘의 참혹한 후과로 되돌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한미워킹그룹이 양국간 마찰을 방지하는 순기능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 해체주장이 시기상 북한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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