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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4만9천원이면 된다 했는데…SK바이오팜 주식 5만원대 주문한 기관들
입력 2020-06-19 14:33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SK바이오팜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신약 후보 물질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SK]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SK바이오팜 수요예측에 무려 570조원의 자금이 국내에서 유입됐다. 내로라하는 기관투자자들이 너도나도 주문을 써내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공모가는 큰 이변없는 한 희망 범위 최상단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지난 17일부터 이틀동안 공모가 책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국내에선 총 976곳의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했으며 569조 7628억원 어치의 주문을 넣었다. 단순 경쟁률 환산 시 약 830.48대1에 해당하는 수치다.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 결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SK바이오팜은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위해 IPO 절차를 밟고 있다. 총 1957만8310주를 공모하고 있으며, 이 중 약 60%(1174만 6986주)를 기관투자자 몫으로 배정했다. 수요예측은 상장하는 기업의 공모가를 확정하기 위한 절차로 연기금, 공제회,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개인 고객들은 확정된 공모가를 보고 일반 청약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주요 연기금 뿐 아니라 공제회, 대형 운용사, 자문사 등이 대거 참여했다. 이 중 90.4%가 희망 공모가 상단(4만9000원)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다. 공모가 상단 수준으로 들어온 주문은 9.6%였다. 사실상 참여한 기관투자자 모두가 공모가 이상의 가격을 써낸 것이다. 투자자들이 써낸 가격의 평균값은 5만8617원으로 희망 공모가 상단 대비 약 16.4%포인트 높았다.

수요예측에 뛰어든 투자자 중 약 83.5%가 의무보유 확약을 내걸었다. 의무보유 확약이란 투자자가 '상장 이후 얼마동안 상장주식을 보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방식이다.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길 원하는 투자자일수록 확약기간을 길게 제시한다. 전체 투자자 중 42.61%가 6개월, 32.21%가 3개월동안 보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참여한 기관 중 약 75%가 3개월 이상 SK바이오팜 주식을 보유하겠단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SK바이오팜 주식을 많이 배정받길 원하는 국내 투자자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라며 "해외 대기물량까지 감안하면 공모가를 희망 범위보다 높게 설정할 여지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구체적인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목표물량의 약 10배 이상의 주문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해외 기관 주문까지 고려하면 1000대1 수준의 경쟁률, 6만원 이상의 평균 주문가격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19일 늦은 오후 공모가를 확정해 공시할 계획이다. 다음주 23일부터 이틀동안 일반 투자자 청약을 진행하면 상장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다. 전문가들은 SK바이오팜이 공모 청약 과정에서 최소 10조원 이상의 뭉칫돈을 끌어모을 것이라 전망한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NH투자증권이 이번 상장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모건스탠리와 한국투자증권은 공동 주간사로 이름을 올렸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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