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대로 갚아줄 것"…북한, 남측 '유감'에 숨고르며 여론전
입력 2020-06-19 14:29  | 수정 2020-06-26 15:05

북한은 사흘째 청와대의 강한 유감 표명에 공식 입장 발표를 자제한 채 언론매체를 통해 여론전을 이어갔습니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오늘(19일) '남측이 놀아댄 것만큼 갚아줄 것이다' 제목의 기사에서 남측의 '깊은 유감과 강력한 항의', '응분의 책임' 발언 등을 언급, "자중자숙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우리는 남측이 뭐라고 횡설수설 해대든 자기가 선택한 길을 꿋꿋이 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남측이 논 것만큼 더하지도 덜지도 않고 갚아주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남측의 배신행위로 하여 남측과 더이상 할 말이 없기에 북남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들을 차단해버린 것이고 남측의 동족대결 책동으로 하여 그 존재가치를 상실했기에 북남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역시 '활화산마냥 분출하는 우리 인민의 무자비한 보복 성전 의지' 제목의 기사에서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정당화하며 남측의 반발을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또 신문은 별도 기사에서 "남조선 당국은 반공화국 삐라살포 행위를 묵인함으로써 '합의 준수'를 입에 올릴 자격을 스스로 줴버렸다"며 "지금 우리 청년 학생들은 전선 지대로 달려 나가 최대 규모의 무차별 삐라살포 투쟁에 전격 진입할 열의에 넘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외 선전매체들도 화력을 보탰습니다.

'조선의 오늘'은 "남조선 당국은 우리가 단행한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오만방자하게도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난했습니다.

'메아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 "국제사회의 동의" 등의 발언을 언급하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굴종냄새가 푹배인 넋두리"라고 막말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17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선두로 문 대통령을 막말 비난하고 향후 군사보복을 예고하는 등 거칠게 대응한 것을 끝으로 고위직의 공식 입장은 내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같은 날 김여정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를 비난하는 담화를 낸 것과 관련해 "몰상식한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북한이 남측 대응을 지켜보면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어제(18일) "금후(이후) 조선의 연속적인 대적행동 조치의 강도와 결행 시기는 남조선 당국의 처신·처사 여부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지난 17일 이른 시일 안에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군사행동 계획들에 대한 비준을 받겠다고 예고한 만큼, 회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지금 수준의 여론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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