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제주도 특급호텔 전 객실이 사실상 '만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국내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신혼여행 수요도 몰린 덕이다. 올 7~8월 예약률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휴가철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숙소 확보를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말 제주롯데호텔, 제주신라호텔의 예약률이 90%에 육박하고 있다.
제주도 특급호텔들은 코로나 대응책으로 부대시설의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예약을 평소의 80~90%수준에서 받고 있다. 예약을 원하는 투숙객 입장에선 사실상 '빈 방'이 없는 셈이다.
여름 휴가철 예약상황도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휴가철 여행수요가 제주 등 국내 휴양지로 몰리는 추세다.
제주신라호텔은 6월 중순 현재 7·8월 평균 50%대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6월 첫째 주에 접수된 7·8월 예약 건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접수된 예약 건의 2배를 기록할 정도로 '빈 방'이 급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때 이른 여름 날씨 탓에 여름휴가 준비를 미리미리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롯데호텔
제주롯데호텔도 7,8월 예약률이 전년동기 대비 10~15%정도 감소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약률이 급상승하는 추세다.제주는 특히 해외여행을 포기한 신혼부부들의 국내 신혼여행지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신라호텔은 7년 만에 다시 '신혼여행 패키지'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제주도 외에도 부산, 강릉, 남해 등 주요 휴양지는 성수기인 7, 8월엔 예년보다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아난티 관계자는 "이번 주말 아난티 남해는 만실이고 회원제로 운영되는 부산 기장의 아난티 코브도 만실"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평창 소재 켄싱턴호텔도 이번 주말 예약률이 90%를 넘어섰다. 켄싱턴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실내보다 야외가 안전하다는 인식에 글램핑을 찾는 수요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도 2·3성급 호텔은 롯데, 신라가 운영하는 비즈니스 호텔들을 제외하곤 아직도 대부분 '공실' 상태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가 예년 수준을 회복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주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제주 관광객수는 55만명으로 전년동기 132만명의 절반도 안된다. 특히 2·3성급 호텔의 주요 고객인 중국 단체 관광객과 수학여행 학생들의 수요가 사라지면서 이들 호텔의 투숙률은 여전히 낮은 상태다.
숙박 예약앱 관계자는 "여행지에서의 감염을 우려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예전보다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여행객들이 이름을 잘 모르는 호텔보다는 '브랜드' 호텔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지역도 각 호텔들이 경쟁적으로 기획상품을 내놓으면서 투숙률을 50%대 까지 끌어 올렸지만 아직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경영 악화에 따른 인력구조 재편에 나선 호텔롯데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만 58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호텔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서울 시내에 휴업중인 호텔이 48개에 달한다"며 "코로나19 상황이 4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버틸 여력이 없어지면서 앞으로도 폐업이나 휴업을 결정하는 호텔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박대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