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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동 주민들 "인근에 공원 충분…대한항공 부지 공원화 반대"
입력 2020-06-19 13:31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사진 = 매경DB]

서울 도심의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를 놓고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인근 지역 주민들도 공원화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의 공원화 강행 방침에 대한항공도 반대 의견서를 제출한바 있다.
19일 서울시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삼청동을 비롯한 인근 지역 주민 400여 명은 지난 17일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만드는 서울시의 안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는 시가 지난 4일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을 공고하고 이에 대한 의견서를 14일 이내에 제출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주민들은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으로 사유지를 공원으로 수용해 공시지가에 보상 배율을 적용해 보상하는 절차는 민주주의 원칙과 절차의 정당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이미 송현동 부지 반경 1∼2㎞ 이내에 삼청공원, 사직공원, 낙산공원 등이 있는데다가 시가 공원 지정 후 개발하지 않고 방치한 토지가 이미 수십만㎢라는 점도 반대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송현동 부지에는 지하 주차장 시설과 16m 고도를 이용한 국가 정상회의장, 국제전시장을 건설하고 여타 공간에는 송현 숲을 조성하는 것이 후손에게 비전을 제시해주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땅 주인인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서울시의 송현동 문화공원 추진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에 피해를 봤다"며 고충 민원을 제기했고, 지난 16일에는 서울시에 송현동 부지 계획 취소 의견서를 냈다.
현재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위기로 정부의 긴급 지원을 받으며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요구받아 송현동 부지 매각과 1조원 규모의 유상 증자 등의 자구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 부지를 공원화하겠다는 서울시의 등장으로 지난 10일 마감한 부지 매각 예비 입찰에 아무도 응하지 않으며 매각 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을 공고하며 송현동 용지 보상비로 4671억원을 책정한 시는 지급 시기도 앞당길 방법을 구상하고 있긴 하지만, 대한항공 측은 입찰 방식으로 이 땅의 매각해 적정가격을 받을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시는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공원 결정안이 담긴 북촌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이르면 내달쯤 도시·건축공동위원회(도건위)에 상정해 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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