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 뿌리를 둔 정운천 미래통합당 의원(재선·비례대표)과 영남에서 당선된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3선·경남 김해갑)이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뭉쳤다. 한국 정치에서 흐릿해지는 듯 했던 지역주의 장벽이 21대 총선 결과 다시 공고해 졌다는 우려가 이들을 의기투합하게 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의원과 민 의원은 최근 '국민통합포럼'을 발족하고, 각자 공동 대표를 맡기로 했다. 간사 역할을 하게 될 책임위원은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재선·비례대표)이 맡게 됐다. 부산 사하갑을 지역구로 둔 최인호 민주당 의원이 회원인 것도 눈길을 끈다. 통합당에선 김기현·장제원·추경호·이철규 의원이 정회원으로 참여한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전북 전주을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된 바 있다. 당시 보수당 인사가 호남에서 당선된 건 처음이라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 그는 21대 총선에서 이같은 상징성을 인정받아 비례대표로 뽑혔다. 국민통합포럼 결성을 주도한 그는 "지역 장벽을 깨는 건 물론 동서 화합을 축으로 사회 여러 갈등을 극복해 보자는 의미로 모임을 만들게 됐다"며 "국민 통합에 기여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대 총선과 달리 21대 총선 결과 호남 지역에서 보수 진영 후보가 단 한 명도 당선되지 못한 게 그가 모임을 꾸리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민 의원은 경남 지역에서 3선에 성공한 첫 번째 진보 진영 인사다. 그는 19대 총선 때 경남 김해갑에 처음 출마해 경남 유일의 진보 정당 당선자로 떠올랐다. 공동 대표를 맡게 된 민 의원 역시 "영·호남 화합의 상징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고 포럼 결성 취지를 설명했다. 국민통합포럼은 다음 달 초 창립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희수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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