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한국`도 멈춰세운 코로나…韓 해외직접투자 8분기 만에 감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위축 속에 우리나라가 해외에 투자한 실적 역시 약세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3% 감소한 126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 1분기 이후 2년 만의 감소세다.
19일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2020년 1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각국 수요도 위축하면서 해외 투자도 함께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분기별 실적 기준으로 해외직접투자액이 감소한 것은 주요 신흥국 위기가 대두됐던 지난 2018년 1분기(-27.9%)가 마지막이었다.
월별로 살펴보면 1~2월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유지했지만, 3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투자가 45.6% 급감했다. 전체 투자액에서 지분 매각, 청산 등을 통한 투자회수액을 제외한 순투자액은 105억5000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1.4% 감소한 수치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업과 제조업에서 뚜렷한 약세가 나타났다. 제조업 직접투자액은 55.4% 급감한 26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형 투자건이 많았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와 글로벌 수요 위축이 겹치면서 실적이 반토막났다. 금융·보험업 직접투자도 31.3% 감소한 36억달러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고, 전세계 주가가 흔들리면서 투자가 줄었다.
부동산업은 연초 유럽·북미지역의 대형 부동산 투자가 이뤄지면서 23.9% 늘어난 20억2000만 달러의 실적을 냈다. 다만 대부분의 투자가 1~2월에 몰렸고, 3월부터는 역시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가스공급업은 지난해 말 결정된 가스공사의 캐나다 액화플랜트 투자 등의 영향으로 694.0% 폭증한 15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35억8000만 달러(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 28.4%), 캐나다 13억7000만 달러(10.8%), 케이만군도 10억8000만 달러(8.6%), 싱가포르 8억 6000만 달러(6.8%), 베트남 7억 9000만 달러 (6.3%) 순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코로나 19 충격이 가장 큰 중국에 대한 투자가 7억3000만 달러로 56.7%나 감소했다. 홍콩에 대한 투자도 1억 7000만 달러로 74.9% 급감했다. 캐나다를 제외한 미국(-7.1%), 케이만 군도(-17.2%), 싱가포르(-20.4%), 베트남(-16.0%) 등 주요국에 대한 투자 역시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49억5000달러로 전체 투자액의 39.2%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다. 아시아 35억6000달러(28.2%), 유럽 23억5000달러(18.6%), 중남미 13억7000불(10.8%)가 뒤를 이었다.
[백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