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핫이슈] 온라인수업 했으니 등록금 반환하라? 말되나?
입력 2020-06-19 09:14  | 수정 2020-06-26 09:37

대학 등록금 반환 논란이 시끄럽다. 학생들은 코로나19로 1학기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도서관 등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못했으니 등록금 일부를 돌려달라고 한다. 대학이 '사이버대학'이 된만큼 등록금도 그만큼만 내는게 맞다는 논리다. 사이버대학 등록금은 4년제 대학의 절반에 못 미친다.
학생들 형편은 이해하지만 수긍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거두절미하고 대학 등록금은 수업료가 아니다. 등록금은 개인이 그 대학의 구성원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회원비에 가깝다. 거기에는 물론 수업을 받을 권리가 포함되지만 일부분일 뿐이다.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권을 생각해보라. 회원권 소지자에게는 골프장을 이용할 권리가 주어지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클럽 회원이 되는 것 자체가 목적이다. 사회적 지위 과시나 재테크 같은 동기가 개입되기도 한다. 골프장 이용 횟수에 따라 회원권 가격이 달라지지도 않는다. 이상기후로 골프 최성수기인 5월 주말마다 벼락을 동반한 장대비가 내렸다고 가정해 보자. 가장 좋은 시즌을 날려버렸으니 회비 일부를 환불해 달라고 하면 씨가 먹힐까. 안 먹힌다. 온라인수업 했으니 등록금 반환하라는 주장은 이와 거의 동일한 논리 구조다.
사이버대학과 비교하는 것도 단순한 접근이다. 사이버대학은 공간에 대한 투자없이 원가 구조를 저렴하게 설계한 대학이다. 일반 대학은 그렇게 해서는 운영이 안된다. 어쨌든 학생들이 나중에 받는 것은 사이버대학이 아니라 일반대학 졸업장이다. 그 졸업장의 무게가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들 입시에 목숨을 거는 것이다. 대학 등록금을 정부 개입없이 시장 가격에만 맡긴다면 서울 주요 사립대 등록금은 지금보다는 훨씬 비쌀 것이다. 그 돈을 내고도 그 대학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시장에는 널렸다.
코로나19는 누구도 예기치 못한 천재지변이고 가뜩이나 재정이 빈사상태인 한국 대학들은 더 어려워졌다. 유학생 감소로 수입은 줄고 관리 비용은 늘었다. 물론 이건 학교 사정이고 학생들이 걱정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등록금 반환 주장을 계속 하면 정치권이 반응하고 결국 '세금으로 돌려주자'는 쪽으로 논의가 흘러간다. 지금 정치권이 정부를 그렇게 압박하고 있다. 그런데 그건 특혜 아닌가. 아무리 열명중 일곱명 이상 대학에 들어가는 나라라 하더라도 진학 대신 생업을 택한 청년들도 많다. 그들이 내는 세금으로 대학생 등록금을 돌려줘야 하는가.
대학생쯤 되면 좀 사려깊은 주장을 해야 한다고 본다. '다른 사정은 모르겠고 어쨌든 난 학교 못 갔으니 돈 돌려달라' 이런 요구는 너무 단순하고 이기적이다. 차라리 코로나19 이후 부모의 실직 등으로 형편이 어려워진 학생을 대상으로 생계장학금을 늘려달라는 주장을 하면 어떻겠나.정부가 지원하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을 특별장학금이나 생활장려금 형태로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전국 모든 대학생에게 10만원 안팎의 돈을 쏘는 것보다는 학업중단 위기에 처한 학생을 돕는게 훨씬 의미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굳이 사족을 달자면 젊어서부터 ‘일단 요구하고 보는 것' '다같이 나눠갖는 것'에 너무 맛들이지 말라. 지불할 형편되는 사람은 지불해야 사회가 돌아간다. 젊은이를 보면 그 나라의 장래가 보인다. 걱정이다.
[노원명 논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