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지금 들어갈까요?"…투기판 방불케하는 우선주 광풍에 빨간불
입력 2020-06-18 13:29 

"숨은 우선주 추천해주세요. 지금 들어가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증권시장에 '우선주 광풍'이 불고 있다. 우선주란 상장사의 주주총회 의결권을 포기하는 대신 이익, 배당 등에 있어 우선적 지위가 인정되는 주식이다. 보통주와 달리 유통물량이 적고 시세 변화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지만 최근에는 가격 급등에 따른 과열장을 연출하며 시장의 이목을 한눈에 사로잡고 있다. 투자자 일부는 숨은 우선주 찾기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그러나 이유없는 급등 현상에 우선주와 보통주의 괴리율이 900% 이상 치솟자 투기판 우려한 금융당국이 칼을 빼들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중공 우선주는 전일 가격제한폭(29.84%)까지 오른 74만 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중공업우의 상한가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10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이다. 이는 지난 2015년 6월 증시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된 이후 최장기간 연속 기록이다. 이 기간동안 주가는 무려 950.84% 뛰어올랐다.
이른바 동전주에 불과했던 SK증권우도 개장 직후 재차 29.89% 급등하며 상한가다. 지난 15일 이후 4거래일 연속이다. SK그룹의 바이오 기업인 SK바이오팜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소식에 따른 주가 호재를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 2018년 SK그룹이 매각하면서 SK증권은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 소속으로 사실상 관련성이 없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남양유업우(29.97%), LG하우시스우(29.96%), 넥센우(29.93%), 한화우(29.90%), 남선알미우(29.88%), 두산2우B(29.88%), 한화투자증권우(29.87%), JW중외제약우(29.85%), 녹십자홀딩스2우(29.83%), 한양증권우(29.83%), 일양약품우(25.11%) 등 이날 오후 1시 기준 상한가를 친 19개 종목 가운데 2곳을 제외한 17개 종목이 우선주다. 코스피 거래대금 회전율 역시 상위 50개 종목 중에서 우선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일 16%에서 전일 78% 까지 급등하는 등 자금 쏠림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비이상적인 우선주 폭등에 같은 기간 주가상승률 상위 20종목이 보통주 10배 이상으로 커지면서 그 주가괴리율이 918%까지 올라갔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유동성의 힘에 밀려든 자금들이 우선주 등 특정 종목군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2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익 감소, 배당 쇼크 등이 예고된 상황에서 우선주의 가격 폭등 현상은 펀더멘탈(기초체력)과 상이한 움직임이므로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금융당국은 증시 불안정기에 급등락 현상이 두드러지는 우선주를 대상으로 시세조종과 부정거래 발생 가능성을 지적해 행동에 나섰다.
거래소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삼성중공업우를 '투자 경고 종목 및 투자 위험 종목'으로 지정하고 지난 9일과 12일, 18일 등 3차례나 매매를 정지했다. 이와 함께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우선주 관련 불공정거래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불공정거래 행위 포착시 금융당국과 공조하여 강력히 대처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우선주 순환매', '우선주 상승랠리', 등을 언급하는 출처 불명의 자극적 매수 권유는 부정거래 유인이 목적"이라며 "보통주의 기업실적과 펀더멘털에 근거한 합리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의했다.
[김규리 기자 wizkim6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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