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수상한 삼성重 우선주…국내최장 10일째 상한가
입력 2020-06-17 18:01  | 수정 2020-06-17 19:58
삼성중공업 우선주(삼성중공우) 주가가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국내 최장 상한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17일 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중공우 주가는 장 초반 74만4000원으로 전일 대비 29.84% 올라 장을 마감했다. 지난 2일부터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것이다. 1일 종가가 5만45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보름 만에 주가가 13.7배로 뛴 셈이다.
국내 증시 최장 상한가 기록도 깼다. 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6월 증시 가격제한 폭이 ±30%로 확대된 이후 최장 기간 연속 상한가 기록은 9거래일이었다. 지금은 상장폐지된 선박투자회사 코리아02호가 2017년 3월 세운 기록인데 이번에 삼성중공우가 이를 경신했다. 과도한 급등 현상으로 지난 9일과 12일 거래정지가 됐음에도 삼성중공우의 상승세를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일단 상승의 원인은 국내 조선 3사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00척 수주 소식이다.
2일 이 같은 발표 후 상한가 행진이 시작됐다. LNG선 100척 건조는 규모가 2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건이라 호재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증권가 시각이다. 삼성중공업 보통주 주가의 경우 이날 6470원으로 마감해 전날보다 0.94% 오르는 데 그쳤다. 1일까지만 해도 우선주 주가는 보통주의 10배를 약간 넘는 정도였으나 현재는 115배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상장주식 수가 11만4000주 정도로 적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상장주식 수 자체가 적고 시가총액도 17일 기준 854억원으로 낮다 보니 주가 띄우기 등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유동성이 적은 우선주의 경우 주가를 끌어올리기가 용이한 만큼, 편법 증여에 이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실적과 무관한 우선주의 이상급등현상을 감지해 17일 투자유의안내를 배포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들어 우선주 주가상승률 상위 20종목의 주가상승률이 보통주의 10배 이상이며, 주가 괴리율도 918%로 높은 수준이었다. 주가가 급등한 우선주는 상장주식 수가 적고, 시가총액이 낮은 저유동성 종목이 대부분이었고, 이에 따라 시세조종 및 부정거래 발생 가능성이 제기돼 투자유의안내를 배포하게 됐다고 거래소 측은 설명했다.
[우제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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