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토피피부염, 음식알레르기 없어도 식이조절 필요한 까닭은
입력 2020-06-17 15:52 

아토피 환자라면 병원에서 알레르기 검사를 해본 경험이 대부분 있을 것이다. 검사를 통해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밝혀지면 치료를 위해 해당 음식을 제한한다. 그런데 알레르기가 없어도 밀가루 음식이나 치킨을 먹은 후 더 가려운 경우가 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왜 식이조절을 해야 하는지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강민서 교수와 함께 알아본다.
아토피 환자, 정상인보다 특정 유산균류 적어
몸안에는 전체 세포수의 10배에 가까운 미생물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뤄 면역이나 소화·흡수 등의 특정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으로 일컫는데, 연구를 통해 아토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점차 밝혀지고 있다. 이에 강민서 교수는 "아토피 환자의 장내 미생물을 연구했을 때 특정 유산균류와 미생물의 다양성이 정상인에 비해 더 적게 발견되었고 중증도가 높을수록 더욱 그런 경향을 보였다. 신생아 시기에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높을수록 알레르기 질환의 발병이 줄어들었다는 보고도 있다"며 장내 미생물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아토피도 장내미생물을 튼튼히 만들면 호전될 수 있다. 한약은 장내 미생물에 작용하여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을 감소시켜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균형 조절 역할을 한다. 또한 장내에서 유익한 발효 대사 산물을 생성해 항산화, 항염 효과 등을 발휘해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나 염증성 질환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장내 유해균이 장 점막층 얇게 만들어 유해물질 체내 유입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져 유해균이 늘어나면 유해균이 장관세포 위에서 일차 방어벽 역할을 하는 점막층을 먹어 두께가 크게 감소한다. 이로 인해 장관의 투과성이 증가하게 되는 장 누수 증후군(Leaky gut syndrome)의 상태가 유발된다. 장관의 투과성이 증가하면 인체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이 체내로 들어와 소화 불량이나 복통, 변비, 설사 등의 소화기에 국한되는 증상 뿐만 아니라 아토피, 두드러기, 천식 등의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한의학에서도 소화기 다스려 아토피 치료
장내미생물 조절을 통해 아토피를 치료하는 것은 한의학적 관점에서는 새로 생겨난 방법이 아니다. 한의학에서는 아토피 원인을 태중유열(胎中遺熱) 혹은 선천품부불내(先天稟賦不耐) 등으로 표현되는 유전적 원인과 생활환경 또는 부적절한 식이습관 때문으로 바라본다. 아토피 유형을 파악할 때에도 피부에 나타나는 증상과 원인에 따라서 구분하고, 해당 유형의 환자 개인별 맞춤치료를 한다. 예를 들어 과민성 장증후군이나 소화 불량과 같은 소화기 기능이 저하된 증상을 보이면서 습윤한 피부 증상을 가지는 비허습온(脾虛濕溫)형의 아토피환자는 곽향정기산이나 평위산 같은 소화기를 다스리는 한약을 기본으로 개인별 맞춤 약재를 추가하여 치료한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 해치는 서구화 식습관 피해야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항생제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의 남용이나 제왕절개,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이다. 이 중에서도 식습관을 주목해야 한다. 현대의 서구화된 음식은 식이섬유는 부족하고 설탕과 정제된 밀가루의 향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연구에서 식이섬유가 없는 사료를 생쥐에게 제공하고 일반 쥐와 장 점막의 상태를 비교해 봤더니 식이섬유 투입이 없어진 쥐는 유익균이 자라지 못하고 대신 유해균이 장 점막층을 먹이로 삼아 자라 장 점막층이 현저히 얇아진 것이 관찰되었다. 이처럼 아토피피부염 증상 완화를 위해서라면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아토피피부염, 이런 환자는 입원치료가 효과적
·급성기 습진 증상(삼출, 부종, 홍반)이 심한 경우
·증상이 갑자기 심해진 경우
·병변 범위가 넓어 외래 치료 및 집에서 관리가 어려운 경우
·환자 나이가 어려 가려움을 참지 못하는 경우
·성인이지만 가려움증이 심하고 반복적으로 긁어 2차 감염이 우려되는 경우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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