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英옥스퍼드대 "중증 코로나 환자 생존율 높이는 첫 치료제 확인"
입력 2020-06-17 09:22  | 수정 2020-06-24 09:37

스테로이드 제재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감염 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중증 환자의 생존율을 33% 높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영국 옥스퍼드대 피터 호비 긴급전염병 학과 교수팀은 16일(현지시간)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는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덱사메타손을 투여한 결과 환자 3명 당 1명의 사망률을 막았다"며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최초의 약품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옥스퍼드대는 이 같은 내용의 공식 보도자료를 대학 홈페이지에 게재했고, BBC 등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영국 맷 행콕 보건장관은 "덱사메타손은 저렴하며, 집에서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즉각 사용해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코로나19 환자에게 즉시 처방하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같은 날 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에 기본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해 33% 이상의 생명을 구한 데 대해 "과학으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매우 훌륭한 소식으로서 영국 정부에 축하를 보낸다"며 "또 옥스퍼드대와 병원, 시험에 참여한 여러 환자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옥스퍼드대 발표에 대해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7일 오전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의 폐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폐포손상에 대해 덱사메타손과 같은 스테로이드 제제가 항염증제로 활용되는 것"이라며 "스테로이드 제제의 항염증 작용이 득이라면 면역시스템을 약화시키는 부작용도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득의 측면에서 보면 폐 염증을 줄여 산소공급 부족에 따른 조직손상을 막는 측면에서는 중증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옥스퍼드대는 이번 임상시험 결과가 일반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아닌, 자가 호흡이 불가능해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하는 중증 환자들을 상대로 투여된 것으로, 보도자료에서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 없는 경증 환자에서는 실익이 없다(no benefit)"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호비 교수 연구팀의 이번 임상시험은 지난 4월 영국 전역 165개 병원에서 한 달만에 5000명 이상의 환자를 모집해 주목을 받았으며, '리커버리 트라이얼'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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