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간 '판문점 선언'의 결실로 탄생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21개월만에 완파돼 사라졌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6일 "14시 50분 요란한 폭음과 함께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비참하게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사라진 연락사무소는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개성에 문을 열었다.
판문점에서 만난 두 정상이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과거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쓰던 4층 건물을 고쳐서 사용했다. 2층과 4층에 각각 남·북 인력이 상주 근무하며 일상적으로 대면 소통이 가능했다.
개소 이후 산림협력, 체육, 보건의료협력, 통신 등 각종 분야의 남북 간 회담이나 실무 회의도 연락사무소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남북 교류의 거점 역할도 수행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 소장 회의가 중단되는 등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여기에 코로나19 변수까지 겹치면서 올해 1월 30일부터 남측 인력이 철수, 대면 운영이 중단됐다.
이후에도 남북은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두 차례 정기적으로 통화하며 비대면 소통을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 9일 낮 12시부터 북남 연락이 모두 차단됐고 결국 16일 북한이 사무소 건물을 폭파하면서 21개월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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