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양창수 "이재용 수사심의위 빠지겠다…최지성과 오랜 친분"
입력 2020-06-16 11:02  | 수정 2020-06-23 11:07

양창수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 위원장(전 대법관·68·사법연수원 6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타당성 여부를 판단할 심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16일 양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26일 개최되는 심의위에서 위원장으로서 직무 수행을 회피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피의자인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오랜 친구관계"라고 밝혔다. 그는 최 전 실장과 서울고 22회 동창이다.
심의위 운영지침에는 '심의대상 사건의 관계인과 친분관계나 이해관계가 있어 심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심의위원은 회피를 신청할 수 있다. 최 전 실장은 이 부회장과 같은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과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등은 이 사건의 기소 타당성 여부를 "국민에게 판단받고 싶다"며 심의위 소집을 신청했지만, 최 전 실장은 신청하지 않아 심의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양 위원장은 "(최 전 실장이) 공동 피의자 중 한 사람으로서 다른 피의자들과 동일한 소인(訴因)을 구성하고 있어 회피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그밖에 제기된 심의 적절성 논란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에버랜드 전원합의체 형사사건의 관여 등은 이번 위원회에서 다룰 사건의 내용과 객관적으로 관련이 없어 회피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양 위원장은 2009년 대법관 시절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에 참여해 1·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던 에버랜드 전 대표이사들에 대해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하는데 찬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처남이 삼성서울병원장인 것도 알려져 "이 부회장 사건을 심의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비판도 나왔다.
다만 양 위원장은 심의에 참여할 위원들 선정에는 관여한다. 대검은 이번 주 법조계와 학계 등 전문가 150~250명 중 추첨을 통해 심의를 맡을 위원 15명을 선정한다. 양 위원장은 오는 26일 회의에서 회피 신청을 하고, 참석 위원들이 투표를 통해 임시 위원장을 선정한다. 심의는 임시 위원장 선임 후 진행된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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