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과 자회사 정리에 나선 하나투어가 이번에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선다. 오프라인 대리점 영업 중심의 조직구조를 버리고 유연한 조직으로의 탈바꿈이 목적이다. 사실상 트립닷컴 같은 OTA(Oline Travel Agency)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하나투어는 지난 15일 밤 늦게 임원단 회의를 거쳐 글로벌 여행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확정, 16일 공식 발표한다.
이번 조직개편은 핵심은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이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고 여행객의 소비패턴과 항공 등 산업구조의 변화에 맞춰 하나투어가 글로벌 여행기업으로 성장하는 변화의 시작을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하나투어가 본부장급을 뒤흔드는 중폭 이상의 대대적 조직개편에 나선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여 만이다.
특히 최근 해외법인 정리와 함께 자회사 전체를 놓고 구조조정 안을 고민하는 가운데 나온 개편안이여서 또 다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까 여행업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디지털 전략본부 신설이다. 이원경 전무가 진두지휘하며 디지털 판매를 위해 MD 본부(공급 및 상품기획)도 추가된다. 박영학 전무가 새롭게 맡는 IT본부도 새롭게 강화된다.
새 조직만 놓고 보면 IT 기업 같은 분위기다. 모두 대리점 기반의 여행사 조직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체계다.
하나투어가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한다. 대표적 플랫폼 기업인 에어비앤비.
하나투어 핵심 관계자는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공급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라며 "고객 중심의 다양하고 차별화된 상품을 기획하고 글로벌 OTA에 대항하는 신규 서비스 기획에 효율성을 기하기 위해 조직 전체가 바뀌는 셈이다"고 설명했다.전국 1000여개에 달하는 대리점 조직은 그대로 유지된다.
각 지역본부에 분산됐던 마케팅 기능도 대거 통합된다. 여행 본업과 관련성이 적었던 불필요 업무를 제거해 조직을 효율화한다는 전략이다.
내부 직원들은 술렁이고 있다. 특히 2300여명에 달하는 전체 직원중 70~80%가 유·무급 휴직인 상태에서 조직 전체를 흔드는 개편 작업이 가시화 했다는 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집에서 쉬면서 알바꺼리를 걱정하고 있는 판에 조직개편 내용이 나왔다"며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지 파악조차 힘들어 직원들도 당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조직개편 본부장 인사 >
이원경 전무 : 디지털전략본부 본부장
류창호 상무(A) : 공급(MD)본부 본부장
김창훈 상무(B) : 상품기획(MD)본부 본부장
박영학 전무 : IT본부 본부장
육경건 부사장 : 대리점판매본부 본부장
김혁진 전무 : 경영기획본부 본부장
조경훈 전무 : 재무본부 본부장
곽민수 전무 : 법인사업본부 본부장
김진환 상무(A) : 콜센터 센터장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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