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말라 되고 싶어요. 같이 굶을 분 구해요"
지난 2019년부터 트위터 등 SNS를 중심으로 확산한 '프로아나(pro-ana)' 유행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프로아나는 찬성을 뜻하는 'pro'와 거식증을 뜻하는 'anorexia'가 합쳐진 용어로, 거식증을 동경한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프로아나족은 주로 무작정 굶기, 먹고 토하기, 씹고 뱉기, 변비약 남용 등의 극단적인 방법으로 체중을 감량한다.
이들은 '개말라', '뼈말라', '프로아나'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함께 체중을 감량할 사람을 구한다. '개말라'는 매우 마른 사람을, '뼈말라'는 거의 뼈만 남은 정도로 마른 사람을 의미한다.
프로아나족은 굶는 팁, 식사 후 쉽게 토하는 팁 등 '개말라'가 되기 위한 방안을 공유한다.
어떤 자세에서 토가 가장 잘 나오는지, 먹은 것을 완전히 토했는지 확인하려면 어떤 순서로 식사해야 하는지 서로 알려준다. 입에 손을 넣어 토한 후 손등에 난 이빨 자국 등을 찍어 인증하기도 한다.
프로아나족은 대부분 10대~20대 초반 여성이다. 전덕인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신체 이미지에 가장 민감할 시기가 10대에서 20대 초반이다"며 "우리나라에서는 타인의 외모에 대한 평가가 쉽게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자극을 받아 프로아나 등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살을 빼고자 시작한 '먹토'가 거식증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빈번하다. 트위터에서는 '탈프아'(프로아나에서 벗어나는 것)하고자 했지만 거식증으로 인해 다시 프로아나족으로 돌아온 사람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전 교수는 "프로아나는 거식증 초기 증상으로 볼 수 있다"며 "식욕부전증(거식증)은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심각한 경우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며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로아나족은 '워너비' 몸이라며 마른 여성 연예인의 영상을 올리거나 갈비뼈가 훤히 드러난 여성의 신체 사진 등을 SNS에 게재한다. 이에 프로아나족이 생겨난 배경에는 미디어 등 사회·문화적 영향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교수는 "연예인은 물론 뉴스에 나오는 아나운서, 기상캐스터까지도 모두 마른 체형이다. 미디어에 마른 사람들만 노출되니 자신의 바디 이미지에 엄격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우연히 프로아나족이 올린 사진을 본 사람이 프로아나에 관심을 갖고 따라 하게 될 수 있다"며 전시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김지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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