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레이더P] 일자리 알선 의혹 천경득 전 靑 행정관 동생…이번엔 국회 보좌관行
입력 2020-06-10 14:17  | 수정 2020-06-17 14:37

천경득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취업 알선을 해줬다는 의혹을 받아온 천 전 선임행정관 친동생 A씨가 이번엔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실에 보좌관으로 발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의원실 인적 구성은 국회의원 재량이지만 천 전 행정관이 지난해 동생 취업 알선 의혹으로 공직기강비서관실 조사를 받았던 만큼 논란은 다시 제기될 전망이다.
10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및 국회사무처 등에 따르면 천 전 행정관의 동생 A씨는 21대 국회에 새롭게 입성한 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실의 보좌관으로 재직하고 있다. 해당 의원은 A씨 발탁 경위에 대해 "더불어시민당에서 여러 사람 추천을 받고, 면접 등 절차를 거쳐 보좌관으로 선임했다"며 "A씨가 천 전 행정관 동생이란 것은 나중에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공무원 4급 대우를 받게 되며 연봉은 8500만원 가량이다.
천 전 행정관은 동생인 A씨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KT 자회사인 KTH 등에 취업하는데 관여한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6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로부터 조사를 받았었다.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2018년 9월 A씨는 대한상의 경영기획본부 대외협력팀에 1년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당시 대한상의는 채용 공고 없이 그를 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정치권 안팎에서 채용의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자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민주당 내 수석전문위원, 보좌관, 당직자 등의 추천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천 전 행정관은 자신과 친분이 깊은 변호사 친구를 각종 공공기관 고문 등으로 선임되게 하는 과정에 관여한 의혹으로도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은 두 사안 모두 법적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천 전 행정관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으며 이름이 알려졌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 심리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감찰무마 의혹' 재판에서는 천 전 행정관이 '친문(親文) 실세'임을 보여주는 검찰 조서 내용이 공개됐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 이 모씨 조서 내용에 따르면 이씨는 "유재수보다 천경득이 더 두렵다. 천경득은 문재인 캠프 인사담당으로 예산은 천경득이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었고, 인사에도 적극 관여한다는 말을 들었다. 예측할 수 없는 불이익을 받을 걸 우려했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천 전 행정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인사팀장으로 근무하다 지난달 사표를 제출했다. 2012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펀드 운영팀장, 2017년 대선에서는 '더문캠' 총무팀장을 맡았다.
이날 A씨의 채용 사실이 불거지자 야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황보승희 미래통합당 의원은 A씨가 대체 어떤 경력으로 보좌관 자리에 채용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천 전 행정관이 동생을 통해 국회의원 동향이라도 파악하려 든다면 친문실세의 국회 사찰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신 기자 /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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