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융업계 `메기 효과` 네이버·SK텔레콤 통장, 따져보면
입력 2020-06-09 09:35 
[사진 제공 = 네이버]

네이버와 SK텔레콤 등 IT업계 강자들이 잇따라 금융 상품을 내놓으면서 금융업계 메기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메기 효과란 메기가 등장하면 정어리의 움직임이 더 활발해지는 점에 착안해 막강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시장 활동성이 커지는 것을 말한다. 네이버와 SK텔레콤은 '제로 금리' 시대에 연 2~3% 금리를 내세우며 기존 금융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다만 조건을 충족하지 않을 경우 혜택이 기대보다 크지 않아 주의가 요구된다.
9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미래에셋대우가 손잡고 전일 내놓은 첫 테크핀(금융사 주도의 IT기반 금융 서비스를 뜻하는 핀테크의 반대말. IT기업이 선보이는 금융서비스)인 네이버통장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다. 적금과 달리 언제든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하다.
네이버통장은 네이버페이로 한 달에 10만원 이상 100만원 이하 결제 시 세전 연 3%의 수익이 가능하다. 100만원을 초과할 경우 1000만원 이하 금액까지는 1%의 추가 수익을 받을 수 있고, 1000만원을 초과하면 0.35% 수익이 추가로 적용된다. 이 약정은 내년 5월까지다.
또한, 네이버통장으로 네이버페이를 충전해 네이버쇼핑이나 네이버예약으로 결제하면 최대 3%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기본 1% 적립에 충전포인트로 결제 시 1.5%를 추가하고, 네이버통장으로 포인트 충전 시 0.5%를 추가로 적립하는 방식이다. 네이버통장으로 포인트 지급이 늘어날 경우 네이버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 있지만, 포인트가 쇼핑 서비스 등에서 재사용 되면 비용이 회수된다.

특히, 소비자는 네이버 페이와 쇼핑 등 네이버 서비스를 많이 이용할수록 이득이기 때문에 락인 효과(Lock-in·묶어두기)가 가능하다. 네이버는 네이버통장 출시 전인 이달 초 유료회원제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출시하며 락인 효과를 노린 서비스를 다수 내놓고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월 4900원에 네이버 웹툰·음원·영화와 방송·오디오북·클라우드 서비스 중 4가지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네이버쇼핑이나 예약을 이용 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4% 적립해준다.
네이버는 네이버통장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연계해 혜택을 늘리고 올해 하반기에는 펀드 등 투자상품과 보험, 예·적금, 신용카드 등 금융 상품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네이버통장은 전월 네이버페이 결제액이라는 실적 조건과 상관 없이 3% 수익을 제공하는 기간을 8월 말까지다. 9월 1일부터는 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다르게 적용된다. 매월 네이버페이 구매 실적이 10만원 이상인 골드 등급에는 100만원에 세전 연 3%의 금리를 적용하고 100만원 초과 분은 1%, 1000만원 초과 분은 0.35%를 적용하는 식이다. 네이버페이 한 달 실적이 10만원보다 적을 경우 실버 등급이 돼 연 1% 수익을 주는 식이다.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라 예금자보호도 되지 않는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지주가 합작한 핀테크 회사인 '핀크' 역시 SK텔레콤, KDB산업은행과 손잡고 자유입출금 통장인 'T이득통장'을 이달 15일부터 선보인다. 예금 금리는 연 2%로, 예치금을 200만원 이상 유지하면 기본금리 1%에 우대금리 1%를 더하는 방식이다. 다만, 200만원을 초과한 예치금에는 0.5%의 금리를 적용한다.
특히, T이득통장은 복리상품인 만큼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에 이자가 붙는다. 최대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된다.
T이득통장의 우대금리는 KDB산업은행 마케팅정보 활용에 동의해야 하고 SK텔레콤 이동통신 회선을 유지해야 받을 수 있다. 사실상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이 역시 락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가입을 해지하거나 명의를 변경할 경우 금리가 0.1% 줄어든다.
[배윤경 기자 bykj@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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