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익 목적으로 그린 벽화인데…저작권법 위반?
입력 2020-06-09 09:24  | 수정 2020-06-09 10:37
【 앵커멘트 】
관광지나 골목길에서 유명 캐릭터가 그려진 벽화를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관광 활성화나 골목 분위기 개선처럼 좋은 목적으로 그리는 건 좋은데, 과연 저작권자에게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될까요?
강세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골목 사이사이에 벽화가 정성스럽게 그려져 있습니다.

인기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벽화도 여기저기 눈에 띕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는 벽화 마을입니다. 지난 2012년 둘레길 정비 사업으로 벽화를 그리고 관광 명소로 떠올랐습니다."

▶ 인터뷰 : 관광객
- "밥 먹고 배불러서 산책하러 왔는데 캐릭터들도 많고 귀엽고 좋은 거 같아요."

서울의 한 주택가에도 캐릭터 벽화가 곳곳에 그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벽화 중에 캐릭터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그린 작품이 많다는 점입니다.

「캐릭터는 미술저작물로 인정받기 때문에 무단으로 벽화에 그리면 저작권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인터뷰 : 고재린 / 한국저작권위원회 변호사
-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할 땐 비영리, 영리적인 용도를 불문하고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저작재산권 침해는 형사적인 처벌을 받을 수도…."

하지만, 캐릭터 저작권에 대한 인식은 낮은 상황.


「한 업체 측은 "몇 년 간 벽화와 관련된 저작권 사용 요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벽화 제작 업체는 캐릭터를 다르게 그리면 괜찮다고도 주장합니다.

▶ 인터뷰(☎) : 벽화 제작 업체 관계자
- "저작권 있는 것은 함부로 그리면 안 되니까 약간 변형을 하든지 허락이 있어야…."

「하지만, 동의 없이 캐릭터를 변형하는 일 역시 동일성유지권 침해라는 지적입니다.」

「법원이 작가 동의 없이 작품을 변형해 지하철역에 그린 서울시도시철도공사 등에 손해배상을 하라고 판결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시범 / 안동대 한국문화산업전문대학원 교수
「- "벽화에 그려줬으니까 캐릭터를 홍보해 준 게 아니냐 이런 말씀도…. 창작자에 대한 정당한 대우, 존경의 표시를 하면서 저작물을 사용하는 성숙한 저작물 관리 문화가…."」

저작권을 지키는 자세, 문화 산업을 키우는 첫 걸음입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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