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호텔 프런트 맞아?"... 해머에 '난장판' 된 이유는?

새벽 부산의 한 분양형 호텔에서 건장한 남성 30명이 집결하고 호텔 집기류가 파손되는 등 난장판이 펼쳐졌습니다.

오늘(8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10분쯤 해운대구 우동 센텀호텔 로비에서 관리사무소 직원 15명과 비슷한 숫자의 A 운영사 용역업체 직원이 집결했습니다.

A 운영사가 지난 4일 새벽 호텔에 설치한 프런트를 관리사무소가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신경전이 벌어졌습니다.

관리사무소가 시설물에 계고장을 붙이고 철거를 예고하자 A 운영사가 이에 반발하며 용역을 배치해 놓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관리사무소 직원이 노루발장도리(일명 빠루)와 해머 등으로 A사 프런트 벽면에 부착된 가로 6ｍ, 세로 1ｍ 대리석을 부수면서 양측 대립은 일촉즉발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대리석을 실제로 부순 직원과 빠루 등을 들고 뒤에 서 있던 직원을 경찰에 데려가 조사를 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력을 현장에 배치하면서 사태가 마무리됐습니다.

관리사무소 측 한 관계자는 "관리단 허가 없이 공용공간에 A 운영사가 프런트를 기습 설치해 몇차례 경고를 한 뒤 철거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센텀호텔 운영을 둘러싼 내부 갈등은 복잡한 상황입니다.

이 호텔은 2006년 분양형 호텔로 만들어졌습니다.

분양형 호텔은 객실별로 소유주가 분양을 받은 뒤 운영은 관리 업체에 맡기고 소유주는 수입에 대해 배당금을 받는 구조입니다.

현재 이 호텔에는 2개 운영업체가 있습니다.

540여개 객실 중 200여개 객실을 운영하는 A사와 300여개 객실을 운영하는 B사가 있습니다.

지난해 A사가 새 운영자로 들어오려 하자 B사 측에서 운영 허가를 받아준 해운대구청을 상대로 허가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하는 등 운영권 갈등을 빚기도 했습니다.

이날 관리사무소와 새 운영자 간 간 충돌도 사실상 운영사 간 이권 다툼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A사도 이번 사건 책임이 기존 운영사 측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A사 한 관계자는 "공용공간에 관리단 총회를 거치지 않고 프런트를 설치한 것은 기존 운영사도 마찬가지고 이들이 배후에 없이는 관리사무소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B사 측은 "오늘 사태에 우리는 제삼자"라면서 "관리사무소와 A사 간 마찰에 우리 이름을 언급하지 말라"는 입장입니다.

해운대에는 '분양형 호텔'이 15곳이 있습니다.

2012년 해운대 다른 분양형 호텔에서도 운영사 간 마찰로 소송전이 벌어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