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대로 사실상 봉인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이 오는 23일 공개될 예정이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현지시간으로 8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볼턴은 자신의 저서인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의 당일 출판을 백악관의 반대에도 강행하기로 하고 홍보를 위해 방송사들과 협상에 들어갔습니다.
무려 592쪽에 이르는 이 회고록에는 볼턴이 2018년 4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내면서 목격한 백악관 내부의 사정이 담겼습니다.
WP는 "이 책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의 눈에 비친 백악관 내부의 삶이 있는 그대로, 비판적으로 기술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 절차, 볼턴과 다투던 보좌관들, 우크라이나에서부터 베네수엘라, 북한까지 다수 외교정책 의제가 묘사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볼턴 보좌관이 백악관에서 활동한 시기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협상이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펼쳐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수차례 친서를 주고받으며 2018년 6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베트남, 같은 해 6월 판문점에서 직접 만나 현안을 논의했으나 비핵화 협상은 결국 교착상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한때 궁지로 몰고 간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실체가 이 책을 통해 얼마나 드러날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적이자 대권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발표하라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전화통화로 압박했다가 탄핵심판을 받았으나 무죄가 선고된 바 있습니다.
백악관은 볼턴의 회고록에 국가기밀이 담겼을 수 있다며 출판 인가를 위한 심사를 공식적인 이유로 삼아 발간을 지연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가 끝날 때까지 회고록이 출간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적인 면을 모두 다 털어놓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볼턴을 사적인 자리에서 '반역자'로 부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식통들은 이번에 발간되는 볼턴의 회고록에는 고위직을 지낸 전직 관리들의 회고록 중 가장 구체적인 비판이 담겼다고 설명했습니다.
볼턴은 트럼프 행정부에 있던 시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충돌을 되풀이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격렬한 반감을 품은 채 백악관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백악관이 볼턴의 회고록 발간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WP는 볼턴이 백악관의 승인 없이 회고록 출판을 강행했다가 기밀누설 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회고록으로 얻는 수익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