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물관·미술관·캠피장으로…지방 폐교들 잇단 `변신`
입력 2020-06-08 14:45 
강원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 체험실 [사진제공 = 한국관광공사]

경북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에 위치한 '추억의 박물관'은 이 마을의 대표 관광지다. 2009년 폐교된 산성중학교를 리모델링해 1950년~1970년대의 교실 풍경과 옛 추억을 담은 소장품들이 전시돼 있다. 점빵 이발소 전파상 만화방 등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당시 골목길 모습도 그대로 재현했다. 운동장에는 각종 체험장과 놀이시설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이 박물관의 연간 방문객은 2018년 9만 2037명에서 지난해 9만 2468명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군위군 관계자는 "폐교를 리모델링해 옛 마을을 재현해 놓은 이곳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만 하더라도 주말이면 1000여 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왔다"며 "지난달 다시 문을 열면서 관광객 방문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농어촌지역 폐교가 새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박물관 미술관 캠핌장 체험농장 등 각 지역 특색에 맞게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 있다.
강원도 영월 한반도면에는 폐교를 리모델링한 전국 최초의 '기자 박물관'이 운영돼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문을 연 이곳은 아이들이 기자가 돼보는 체험 공간으로 전시실과 야외전시실 등이 마련돼 있다. 신문의 역사는 물론 현장의 기자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볼거리와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소중한 물건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전남 고흥군 연흥미술관 [사진제공 = 한국관광공사]
폐교를 미술관으로 꾸며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곳도 있다. 전남 고흥군 연흥도에 위치한 연흥 미술관이 대표적이다. 2006년 문을 연 이곳은 교실을 전시공간으로 꾸몄고 운동장에는 정크아트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미술관은 폐교에 머물지 않고 마을 선착장과 골목, 포구 등에도 작품이 전시되면서 섬 자체가 하나의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강원 홍천 화상대리 동화마을에 위치한 홍천아트캠프는 폐교를 숙박수련 시설로 꾸며놔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는 '폐교의 재탄생과 추억의 학교 여행'이라는 테마로 이들 폐교를 이달의 가 볼 만한 여행지로 추전하기도 했다.
경북 군위군 `엄마아빠 어릴적에..추억의 박물관` [사진제공 = 군위군]
경북 상주시는 폐교를 활용해 서울 시민을 위한 체험농장인 '상주서울농장'을 조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곳은 상주시와 서울시가 도농상생협력 사업으로 각각 11억원, 7억원을 들여 폐교된 함창초등학교 숭덕분교를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상주서울농장은 연면적 850㎡에 숙박시설(4∼5인실 7개 등 30명 숙박)과 휴게실, 교육장 체험장 식당 등을 갖췄다. 이곳에서는 이달 말부터 도시민 등을 상대로 귀농귀촌교육과 농업농촌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처럼 폐교가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활용 중인 폐교는 여전히 극소수에 불과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전국의 방치된 폐교는 409곳으로 이 중 14%인 61곳 정도에 그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폐교는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폐교 부지와 건물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동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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