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시험이 진행되고 부정행위 우려로 인한 시험의 공정성 논란이 발생하자 홍익대에서 파격적인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해 주목된다.
8일 홍익대에 따르면 최근 이 학교는 상대평가 기준을 완화하고 학생들이 학점을 그대로 받을지, P(Pass·패스)로 처리할지 선택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홍익대는 "원격 강의라는 학정된 학습 환경에선 학생들의 학습 결과를 상대적으로 비교평가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보다 유연한 성적평가방식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은 P 성적 취득 허용, 상대평가 기준 완화 등이다. 우선 홍익대 학생들은 성적정정 기간 내 해당 교과목의 학점이 D학점 이상인 경우 패스한 것으로 보고 P로 변경이 가능해진다. P로 변경한 교과목은 취득학점에는 포함되지만 평균학점 계산시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학점인 C~D학점을 받은 학생들은 P로 변경할 수 있어 학점 관리에 큰 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평균 A학점을 유지하는 학생들은 B학점만 받아도 학점이 내려갈 수 있는데 이때도 P로 처리해 고학점 유지가 가능해진다.
또 홍익대는 상대평가를 적용하는 모든 과목에 A학점을 최대 40%까지 보장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대학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시험에 부정행위 의혹이 잇따르자 "성적평가기준을 완화해달라"며 '패스 논 패스' 제도 도입을 요구해왔다. 홍익대에서 파격적 정책을 내놓자 당장 타 대학 학생들도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연세대 학생들은 최근 서승환 총장에게 패스 논 패스 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건의 메일을 보내는 운동을 펼치는 중이다. 서강대 학생들도 교내 홈페이지에 이 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한편 연세대는 지난 5일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정행위에 대한 기명 제보를 받겠다는 메일을 보냈다. 연세대는 메일에서 "학기말평가를 앞두고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1학기 중간시험 또는 퀴즈를 포함한 평가 과정에서 부정행위에 대해 알고 계신 분께서는 이메일로 회신해달라"고 밝혔다. 연세대는 제보자의 익명성은 철저히 보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차창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