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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혁↔홍건희’ 두산의 밑지는 장사?
입력 2020-06-08 11:39 
투수 자원이 부족한 두산은 다급했다. 아껴뒀던 류지혁 카드를 꺼내야만 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노기완 기자
7일 단행한 두산과 KIA의 1대1 트레이드는 충격적이었다. 두산 팬은 물론 다른 팀 팬도 두산이 밑지는 장사”라고 경악스러워했다. 그만큼 두산은 다급했다.
두산과 KIA는 7일 잠실 3연전을 마친 뒤 맞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두산은 내야수 류지혁(26)을 내주고 투수 홍건희(28)를 영입했다.
5월 29일 SK와 2대2 트레이드를 한 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두산은 SK와 포수 이흥련(31), 외야수 김경호(25)와 투수 이승진(25), 포수 권기영(21)을 맞바꿨다. 불펜 강화 차원이었다. 하지만 같은 목적으로 트레이드를 했다.
두산과 KIA의 이번 트레이드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두산은 홍건희 영입으로 선발투수 이용찬(31)의 공백과 불펜 안정화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으며, KIA는 류지혁 영입을 통해 불안한 3루 수비 강화와 함께 내야 층을 두껍게 하게 됐다.
아직 두 선수가 새 유니폼을 입고 새 선수단에 인사하지 않았으나 벌써 트레이드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대체로 ‘류지혁이 아깝다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2012년 입단한 류지혁은 내야수 백업 1순위다. 7일 현재 KBO리그 통산 497경기를 뛰며 타율 0.267 253안타 8홈런 102타점 195득점 OPS 0.680을 기록했다.
기록이 전부가 아니다. 류지혁의 활용 가치는 그 이상이다.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등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활용 범위도 넓다. 두산 내야는 리그에서 최고로 평가받는다. 다른 팀에 가면 얼마든지 주전 자리를 꿰찰 실력이다.

게다가 김재호(35) 오재원(35) 오재일(34) 최주환(32) 허경민(30)는 30대다. 그중 김재호 오재일 최주환 허경민 등 4명은 올해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다. 누군가가 떠난다면 이를 메울 적임자는 류지혁이었다.
그렇지만 당장의 불부터 꺼야 했다. 두산 마운드는 비상이 걸렸다. 이승진은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본 영입이었다. 두산 이적 후 2경기 평균자책점 27.00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다.
이용찬의 부상 후폭풍이다. 이용찬은 4일 오른쪽 팔꿈치 내측 인대 손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선발진의 한 자리에 구멍이 났다. 또한, 김강률(32)이 돌아왔으나 불펜은 불안하다. 두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6.73으로 kt(7.53)에 이어 높다. 지난해 기록 3.64와는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홍건희는 선발투수와 불펜투수를 모두 경험했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김태형(53) 감독은 최근 (2군에) 투수가 없다”라고 푸념했다. 지난해 말 2차 드래프트와 방출로 여러 투수가 떠난 데다 젊은 투수의 성장마저 더뎠다. ‘화수분 야구는 두산을 상징하는 표어였으나 투수가 예외였다.
즉시 전력감이 필요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두산은 아꼈던 류지혁 카드를 꺼내야 했다. 협상에서 동등한 위치일 수가 없었다.
두산이 점찍은 투수는 홍건희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공이 빠른 데다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다.
홍건희는 전천후다. 2016년에는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50경기 90⅓이닝 4승 4패 5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98를 기록했다. 임기영(27)과 5선발 경쟁을 벌였던 올해는 10경기 12이닝 평균자책점 6.00의 성적을 올렸다.
땅볼보다 뜬공이 많은 유형이다. 피홈런이 많은 편이다. 통산 피홈런이 52개다. 지난해에는 81⅔이닝을 소화하면서 홈런 12개를 허용했다.
단, 외야가 넓은 잠실구장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홍건희는 잠실구장에서 단 1개의 피홈런을 허용하지 않았다. 18경기(37⅓이닝)에 나가 평균자책점이 3.86을 기록했다. 그의 통산 평균자책점은 6.30이다. 게다가 두산은 정수빈 박건우 등 뛰어난 수비력을 가진 외야수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은 선발과 불펜으로 많은 경험을 쌓은 홍건희가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dan0925@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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