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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으로 돌아간 한화 ‘도돌이표 야구’에 ‘어떤 처방’ 필요한가
입력 2020-06-08 10:51  | 수정 2020-06-08 10:59
최원호 한화 2군 감독이 한용덕 감독 사퇴로 공석이 된 1군 사령탑 역할을 남은 시즌 대행한다. 사진=한화이글스 홈페이지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너무 익숙한 장면이다. 한화 이글스가 3년 만에 감독대행을 선임했다. 지난 3년 동안 한화는 도돌이표를 찍은 셈이다.
한화는 8일 오전 최원호 퓨처스 감독을 감독대행으로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8시즌부터 팀을 이끌던 한용덕 감독은 7일 대전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2-8로 완패하며 14연패 수렁에 빠졌다.
14연패는 구단 한 시즌 최다연패 신기록이다. 결국 경기 후 한용덕 감독은 정민철 단장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스스로 옷을 벗었다. 불명예 퇴진이다.
한화에는 너무 익숙한 장면이다. 한화는 3년 전에도 감독이 중도 퇴진하고 감독대행 체제를 출범시킨 적이 있다. 2017년 5월 23일 한화는 프런트와 갈등을 빚던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투수코치였던 이상군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었다. 이상군 대행은 2017시즌 잔여 101경기를 지휘했다. 한화는 8위(61승 2무 81패)로 시즌을 마쳤다.
한용덕 감독이 정식 감독을 지휘봉을 잡은 첫해인 2018시즌, 한화는 정규시즌 3위에 오르며 2007시즌 이후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긴 암흑기를 끊었다. 11년 간 암흑기에 감독이 중도 퇴진하고, 감독대행이 부임하는 사례가 두 차례 있었다. 앞서 언급한 이상군 대행 시절이 있고, 2012시즌 8월말 경질된 한대화 감독에 이어 당시 한용덕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다. 당시 한 감독은 대행으로 잔여 경기에서 14승 1무 13패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정식 감독으로 돌아온 한용덕 감독 체제로 2018시즌 성공을 뒤, 한화는 다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지난 시즌 58승 86패로 9위로 추락했고, 2020시즌은 30경기를 치렀지만, 7승 23패다. 지난달 22일 창원 NC전 이후에는 승리가 없다.
한용덕 감독이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면서 3년 동안 한화는 변화 없이 정체돼있음을 확인한 셈이 됐다. 다만 3년 만에 다시 대행 체제가 출범한 한화의 문제가 과연 감독 한 명이 나간다고 해서 바뀔지는 의문이다. 2018시즌 선전을 단순히 운이라고 평가 절하하기도 어렵지만, 한화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게 맞는 말일 것 같다.

근본적인 문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드러난 것으로는 베테랑 선수들의 부진이다. 한화는 선수단 구성에서 베테랑 비율이 높은 팀이다. 물론 최근 들어 젊은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긴 하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신구조화가 원할이 되지 않은 게 여전한 문제라는 시선이다.
또 허약한 마운드다. 한용덕 감독 선임, 송진우 투수코치의 복귀에는 마운드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막상 성장한 젊은 투수들은 적었고, 전력 보강에 제대로 되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선발투수 장시환을 영입했지만, 장시환은 지난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 선수이고, 주로 불펜으로 경험을 쌓아왔다.
폐쇄적이고, 경직된 팀 문화에 대한 얘기도 들린다. 충청팜이 부실하다고 해도 특정 고교 출신을 우대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오래 전부터 나온 지적이기도 하다.
한화는 이번 감독대행 선임과 코치진 개편을 통해 팀 분위기 쇄신과 전력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최원호 대행이 잔여 시즌 전부 지휘봉을 잡을지는 알 수 없다. 한화 구단은 "신임 감독 선임은 추후 논의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당장 연패를 탈출하고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점을 진단해서 지속적으로 리그 상위권에 위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얇아진 선수층에 대한 보강 그리고 프런트와 모기업과 선수단 사이의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등 복합적인 문제는 한화가 깊이 새겨야 할 점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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