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매물은 이미 계약됐거나 매물로 올라오지도 않았는데 중개사이트에 올려둔 허위매물이나 방치매물 등에 정부가 본격적으로 규제에 나서자 매물 중개 플랫폼 중 한 곳이 공실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다만 아직은 임대매물 대상으로만 실시하고 있는 상태다.
8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부터 개정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부당한 표시·광고 적발 시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는 내용을 포함한 '중개대상물표시·광고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또한 올해 2월부터 이미 도입·운영중인 거래질서교란행위신고센터와 함께 인터넷의 중개대상물 표시·광고를 모니터링하고 법 위반이 의심되는 표시·광고를 확인·조사할 수 있는 '중개대상물 표시·광고 모니터링 제도'도 새로 도입된다.
당장 매물광고로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공인중개사들은 과태료 금액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근본적인 제도 개혁없는 규제 위주의 정부정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
악의적으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표시·광고를 규제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국내 중개시스템은 전속중개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중개업소에서 이미 계약된 매물을 광고한 중개업소들은 본의 아니게 허위매물 중개업소가 되어버리는 구조적 함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플랫폼 사업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공인중개사로부터 매물광고 접수 시 사전검증을 통해 거래가능한 매물인지 확인은 하고 있지만, 거래가 종료된 후에도 매물광고가 되고 있는 일명 '방치매물'을 확인할 장치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방치매물도 '허위매물'이기 때문에 허위매물 신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공인중개사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에 더비즈는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 지난 5월 사전검증은 물론 방치매물 가능성을 아예 없앤 임대매물 서비스를 신규 오픈했다. 임대관리회사의 공실정보를 네이버 부동산에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계약이 체결되면 매물 서비스도 자동 종료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임대관리회사, 공인중개사, 제휴정보업체와 네이버 부동산의 시스템을 네트워크로 실시간 연결해 통합시스템을 구성했다.
매경부동산의 위탁운영사인 더비즈는 '공실채널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개발·공개하고 임대관리회사, 임대관리프로그램 공급회사들과 솔루션 제휴에 나서고 있다. 임대관리회사는 공실채널API를 통해 네이버 임대매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전국의 1만6000여 매경부동산 회원중개업소들을 통해 임차인모집도 가능해졌다.
임대매물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개업소들도 거래가능한 매물을 실시간 확보할 수 있다. 거래된 매물은 즉시 노출이 종료되는 방식이라 허위매물 부담이 없고 공실매물 신규 등록은 물론 노출 종료 알림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미 이 서비스를 이용 중인 회사도 있다. 장민기 한샘자산관리 과장은 "공실정보가 네이버 매물서비스를 통해 중간 왜곡없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매경부동산의 회원 중개업소들을 임차인 모집 채널로 활용할 수 있어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
더비즈 관계자는 "네이버부동산의 새로운 임대매물서비스는 기존 매물유통 시스템이 아직 달성하지 못한 허위매물 제로화에 도전하는 국내 첫 혁신 서비스"라며 "국토부가 허위매물을 줄이기 위해 중개대상물 표시·광고 규제에 집중하는 동안 민간영역에서는 허위매물문제를 근원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자율적이고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차세대 매물유통의 장을 열어 가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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