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부장판사 출신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법관 탄핵' 추진 발언에 대해 "자신의 정체를 까발렸다고 애먼 사람을 부역자로 몰아 잡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법관 탄핵이 자의적으로 오용될 수 있음을 이수진 의원이 몸으로 보여줬다"며 "법관 탄핵을 사적 복수의 수단으로 삼는 이수진 의원 등을 국회에서 치워야 하지 않나요"라고 밝혔다.
앞서 김연학 부장판사는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의원이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적 없다"며 이 의원의 업무역량이 부족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의원은 전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양승태 사법부의 법관 인사를 총괄했던 김연학 부장판사가 양승태 사법 농단 재판 증인으로 나와 저에 대한 인사 불이익을 부정하고 업무역량 부족 탓이라는 진술을 했다"며 "어처구니 없다. 심한 모욕감까지 느낀다"며 사법 농단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이 의원은) 사법농단에 저항했다고 주장하는데 정작 양승태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들어가 있지도 않다"며 "결국 양홍석 변호사 말대로 '아무도 몰래 이불 뒤집어 쓰고 집에서 혼자 독립만세 불렀으니 독립유공자로 인정해 달라'는 꼴인데 참 재미있는 현상"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하긴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되고 나니 갑자기 없었던 독립투사가 도처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고 하더라"라며 "그런데 (이 의원이) 무슨 조화로 졸지에 독립유공자 대우를 받게 됐는지 알 수가 없다. 재미있는 세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 남은 것은 자기가 독립운동 하다가 불이익을 당했다는 주장뿐인데, 재밌게도 오늘 법정에서 그와 배치되는 증언이 나왔다"며 "당시 인사총괄심의관을 지낸 현직판사가 당시 이수진 판사는 역량부족으로 좌천된 것뿐이라는 취지로 증언을 했다"고 말했다.
또 "결국 평소에 숙제도 잘 안 해오고 남보다 공부도 게을러 낙제한 것뿐인데, 이걸 '내가 집에 혼자이불 뒤집어 쓰고 만세운동 했다고 일본인 교장이 나를 유급시켰다'고 주장해온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180석이 참 무섭다"라면서 "3권분립이 제대로 보장되려면 의원들이 법관을 탄핵하는 것만이 아니라 법관들도 의원을 탄핵하는 것도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의원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관 탄핵 추진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의원은 "국민들이 민주당에 180석을 밀어준 이유가 제발 사법부 좀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해 달라라는 뜻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선출되지 않은 권력 사법부를 국회가 제대로 견제하려면 탄핵밖에 없기에 탄핵은 제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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