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Yes맨` 에스퍼, 트럼프 `군동원` 발언에 "그런 상황 아냐"
입력 2020-06-04 08:41  | 수정 2020-06-11 09:37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군을 동원해서라도 시위를 진압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드는 발언을 했다.
그는 군 동원은 마지막 수단이며 지금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한 것이다.
'예스맨'으로 분류되던 국방장관이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항명이나 다름 없는 행보라고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자리 유지가 위태로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자청, "법 집행에 병력을 동원하는 선택지는 마지막 수단으로만, 가장 시급하고 심각한 상황에서만 사용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지금 그런 상황에 있지 않다. 나는 (군 동원을 위한) 폭동진압법 발동을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전 주지사들이 주방위군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하지 않으면 군을 동원해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경고한 와중에 국방장관이 TV로 생중계된 브리핑에서 반박에 나선 셈이다.
에스퍼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대통령과의 마찰을 피하는 '충성파' 라인이기 때문이다.
에스퍼 장관은 시위 확산을 초래한 흑인 사망 사건에 대해 "끔찍한 범죄다. 인종주의는 미국에 실재하고 우리는 이를 인정하고 대응하고 뿌리뽑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결이 다른 발언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의 이날 발언에 대해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CNN방송이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사석에서 에스퍼 장관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확실히 편들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필요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동진압법을 사용할 것"이라며 에스퍼 장관의 발언에 다시 선을 그었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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