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잘나가던 달러 ETF, 弱달러에 울상짓지만…
입력 2020-06-03 17:40  | 수정 2020-06-04 07:56
전 세계 주식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급등하자 코로나19발 폭락장에서 마지막 피난처로 맹위를 떨치던 달러가 주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화 대비 달러값에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수익률도 하락세다. 다만 하반기 글로벌 경제지표 부진이 전망되는 가운데, 달러화 강세 압력이 다시 불거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미국달러선물지수는 전날 대비 -0.78% 떨어진 1268.75로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원·달러 선물 가격에 연동되는 이 지수는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강세를 나타낼 때 오르고, 반대일 때 떨어진다.
달러당 원화값은 1210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1260원대를 넘어서면서 1300원대를 돌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던 때와 비교하면 일단 안정을 되찾은 모양새다.
국내에 상장된 달러 ETF는 모두 거래소가 산출하는 미국달러선물지수를 따른다. 이 지수와 연동되는 10개 ETF 가운데 절반은 정방향 상품이고, 나머지 5개는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이다. 관련 ETN도 4개 상장돼 있다.

최근 원화 대비 달러값이 떨어지면서 정방향 달러 ETF는 5~14%대 하락했다. 지수 정방향 추종 상품 가운데 가장 거래량이 많은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는 3월 19일 고점부터 14.1% 떨어졌다. 이 상품은 미국달러선물지수 일별 움직임의 두 배를 추종한다.
코로나19가 중국 등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으로 확산하자 3월 중순 달러값은 초강세를 나타냈었다. 미국 국채마저 달러로 바꾸고자 하는 무차별적 현금화 수요가 넘쳐났기 때문이다. 달러값은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회사채 ETF 매입을 시작하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유럽에 확산세가 진정되고 경기부양책에 따라 경제가 안정을 나타내며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가 높아진 점이 달러 추가 강세에 제동을 걸었다. 이 밖에 홍콩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무역협상 파기나 달러경제권에서의 중국 금융기관 퇴출 등 최악의 상황으로 당장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데서 나오는 안도심리가 달러 가치 하락을 유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직전 달러 대비 원화값이 1190원대였는데, 지금과 별 차이 없는 수준"이라며 "코로나19 영향을 고려하면 원화값이 이보다 강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원화값이 올라왔지만,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가장 강력하게 쓴 미국의 회복이 더 빠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4분기가 가까워질수록 강달러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키움증권 연구원도 "국내외 불확실성 요인을 감안할 때 달러 대비 원화값이 이 이상 급등할 여지는 크지 않다"고 바라봤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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