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돌아온 반도체 쌍두마차…6월 랠리 이끌까
입력 2020-06-03 17:40  | 수정 2020-06-03 19:36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펼쳐진 반등장에서 소외됐던 반도체 '투톱' 주가가 모처럼 급등했다. 그동안 언택트(비대면) 확산에 따라 수혜를 입는 순서대로 투자가 몰렸다면, 결국 한국 증시 순환매의 종착역은 반도체로 귀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6.03% 급등해 5만4500원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 또한 6.48% 올라 8만8700원을 기록했다. 한국 증시가 3월 19일 저점을 기록한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는 47.3% 급등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같은 기간 26.9%, SK하이닉스 주가는 28.6% 올랐다.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반도체 '투톱' 주가의 회복 속도가 코스피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다.
코스피 2000 안착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달렸다고 보는 것도 이런 이유다. 지난 2일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가총액 가운데 22.7%, SK하이닉스는 4.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전망이 양호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하락해 6조346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증권가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분기 들어 반등을 시작해 전년 동기 대비 20.5% 늘어난 9조37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2분기 실적시즌 중 컨센서스에 부합하거나 상회한 업종은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하반기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업종들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수준은 외국 경쟁사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올해 실적 예상치를 근거로 산출한 삼성전자 주가수익비율(PER)은 3일 14.9배, SK하이닉스 PER는 13.6배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마이크론이 기록하고 있는 PER 19.4배보다 낮다. 수익성으로 비교하면 삼성전자 주가 수준은 마이크론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언택트 수혜주로 꼽히며 최근 주가가 급등한 미국 엔비디아(NVDIA)는 PER가 43.6배에 달한다. 데이터센터 투자를 반영해 최근 들어 외국 반도체 업체 주가가 급등한 만큼 국내 반도체 업계도 충분히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언택트 확산으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견고한 것도 국내 반도체 업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는 3분기 서버용 부품 주문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면서도 "기대보다는 일부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지만 우려하는 만큼 대규모로 주문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가격이 소폭 반등하는 것도 앞으로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9.7% 상승했고 3분기 2.4%, 4분기 1.3%로 꾸준히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가격 또한 전 분기 대비 4.0% 오르며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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