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기약 없는 휴식기를 선언한 ‘개그콘서트가 오늘(3일) 마지막 녹화를 진행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나, 최근 벌어진 몰카 파문으로 오욕 속 씁쓸한 퇴장을 맞게 됐다.
KBS2 ‘개그콘서트는 이날 오후 KBS 신관 공개홀에서 마지막 리허설과 녹화를 진행한다. 마지막 무대는 방송 21년 동안의 ‘개그콘서트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추억의 코너들과 인기 캐릭터들로 채워진다. 또한 ‘개그콘서트와 함께 성장한 개그맨들이 나와 고별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21년의 역사와 함께 지상파 유일의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의 전멸을 앞두고 코미디언들은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전언. 하지만 지난달 29일 KBS 공채 출신 한 개그맨이 KBS 연구동 내 여자 화장실에 불법 촬영기를 설치한 사건이 드러나는 악재가 발생하며 불명예 퇴장을 앞두게 됐다.
무엇보다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용의자가 32기 공채 개그맨이며, 지난달까지 ‘개그콘서트에 출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용의자로 지목된 개그맨은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SNS를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이 탓에 32기 공채 개그맨들이 마지막 녹화에 출연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개그콘서트 관계자에 따르면, 32기 개그맨들은 녹화에 참여, 마지막을 함께한다.
지난 1999년 9월 4일 첫방송을 시작한 ‘개그콘서트는 최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자리를 지켜왔다. MBC ‘개그야(2009년 폐지), SBS ‘웃찾사(2017년 폐지) 등이 떠난 뒤에도 지상파 정통 코미디의 명맥을 이어왔다. 신인 개그맨의 등용문 역할을 하며 정형돈 김병만 이수근 김준호 김대희 유세윤 신봉선 강유미 등 많은 스타와 유행어를 배출하며 주말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달라진 방송 환경과 코미디 트렌드 변화,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의 한계 속에서 시청률 부진과 각종 논란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결국 일요일에서 토요일로, 다시 금요일로 편성을 변경한 끝에 휴식기를 선언했다. 기약 없는 휴식기는 사실상 폐지에 가깝다. 더욱이 이번 몰래카메라 파문으로 오욕 속 씁쓸한 마무리를 짓게 됐다.
‘개그콘서트 관계자는 이날 선후배 개그맨들과 전 스태프들이 최선을 다해 마지막 무대를 만들고 있다. 다른 문제로 이들의 노력이 가리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개그콘서트 마지막 방송일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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