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난지원금에 한우값 10년새 최고가…대형마트, 최대 50% 할인 나서
입력 2020-06-03 14:56  | 수정 2020-06-03 15:23

대형마트가 잇달아 한우 할인행사를 열고 물량공세에 나선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으로 한우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소고기 가격이 급등하자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이마트는 4일부터 10일까지 한우 전 품목을 최대 40%까지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 이마트는 평상시 2~3주간 판매되는 물량을 일주일 동안 선보일 계획이다. 무게로는 약 70t에 달하며 가격 환산시 약 70억원에 육박한다.
대표 상품인 한우 등심은 100g당 가격이 1등급 7560원, 1+등급 8890원으로 기존가 대비 30% 할인 판매한다. 한우 국거리, 불고기도 1등급과 1+등급을 각각 3990원, 469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행사카드로 결제해야 할인가에 구입할 수 있다. 이마트의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인 '이마트e카드'를 포함해 삼성, KB국민, 신한, 현대, NH농협, 우리, 씨티카드 등이다. KB국민카드 결제시 10%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롯데마트도 4일부터 7일까지 1등급 이상의 한우를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의 멤버십 서비스인 '엘포인트' 고객을 대상으로 '한우 1등급 등심(100g·냉장)'은 기존 1만1000원에서 7700원, '한우 1+등급 등심(100g·냉장)'은 1만3200원에서 9240원으로 할인 판매한다. 롯데, 신한, KB국민, NH농협 등 행사카드로 결제하면 각각 5470원과 6560원으로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한우 가격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3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 1등급 등심 기준 1kg당 소비자가격은 10만29원이다. 지난 10년새 최고치로 10만원을 넘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한우 가격 상승은 공급보다 수요 증가폭이 커지면서 발생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우의 가정내 소비가 전체의 약 74%를 차지하는데, 이 수요가 늘면서 한우 가격 인상을 견인했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산하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지난 3~5월 전체 한우 수요는 전년 동기대비 19.5% 상승했다. 정육점 1일 평균 판매량도 2월 2주 차 18kg, 3월 4주 차 42kg, 4월 2주 차 39kg, 5월 2주 차 43kg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2분기 한우 도축 마릿수는 17만1700마리로 전년 동기(16만6700마리) 대비 5000마리 늘었다. 그러나 급격한 수요 증가에 가격을 끌어내리는 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농업관측본부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집안 체류시간 증가와 지난달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한우 수요가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우 가격 오름세는 하반기에 접어들면 한풀 꺾일 전망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이 8월까지 사용 가능한 전제로 지급됐기 때문이다. 지원금 관련 수요가 6월까지 집중되면서 당장 다음달부터는 한우 수요가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코로나19 회복세와 함께 외식과 급식이 늘면서 가정 내 소비가 감소하는 것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우 수급량 증가도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이유 중 하나다. 농업관측본부는 올해 한우 도축 마릿수가 79만마리 수준으로 지난해 76만5000마리보다 늘 것으로 예상했다. 또 코로나19로 중단된 미국 내 육가공 공장 재가동으로 소고기 수입이 정상화되면서 국내 한우 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대의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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