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차 추경 35.3조…코로나위기 극복 '역대 최대'
입력 2020-06-03 12:11  | 수정 2020-06-10 13:05
정부가 35조3천억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여섯번째인 이번 추경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넘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초슈퍼 추경입니다. 정부가 3차 추경을 편성한 것은 반세기 만입니다.

기업과 상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유동성을 지원하고, 고용 충격에 대응하는 한편,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재원을 담았습니다. 앞으로 5년간 76조원을 쏟아부을 한국판 뉴딜에 대한 투자에 첫걸음도 뗐습니다.


정부는 오늘(3일)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경제위기 조기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를 위한 제3회 추경안'을 확정하고 내일(4일) 국회에 제출합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추경안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19에서 시작된 미증유의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에 속도 내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추경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추경(28조4천억원)을 넘어서는 역대 가장 큰 추경 규모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1998년 추경(13조9천억원)도 넘어섭니다.


올해 들어 1차 추경(11조7천억원)과 2차 추경(12조2천억원)에 이어 3차 추경까지 포함하면 코로나19에 대응한 정부의 정책패키지 규모는 약 270조원 수준입니다. 이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정부추정치의 14%에 달합니다.

정부가 3차 추경을 편성한 것은 1972년 이후 48년 만입니다.

추경 소요재원의 약 30%인 10조1천억원은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조달했고, 1조4천억원은 근로복지진흥기금 등 8개 기금의 여유재원을 동원해 충당했습니다. 나머지 재원 23조8천억원은 적자국채발행을 통해 조달합니다.

35조3천억원에 달하는 이번 추경안은 세출(歲出) 확대분 23조9천억원,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세입(歲入) 경정분 11조4천억원으로 구성됐습니다.


세입경정분은 코로나19로 인한 올해 경상 성장률 하락(3.8%→0.6%)과 세수부족을 감안, 세수감소분 보전을 위해 11조4천억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역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세출확대분 23조9천억원은 위기기업·일자리를 지키는 금융지원(5조원), 고용·사회안전망 확충(9조4천억원), 내수·수출·지역경제 활성화(3조7천억원), K-방역산업 육성과 재난대응시스템 고도화(2조5천억원)에 각각 투입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성장발판 마련을 위한 '한국판 뉴딜'에는 5조1천억원을 투입하면서 5년간 76조원 투입을 위한 대장정을 개시합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소상공인, 중소·중견기업, 주력산업·기업에 대한 긴급유동성 공급을 위해 시행 중인 135조원 규모의 금융안정지원 패키지 대책 중 한국은행과 금융권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53조원을 제외한 82조원의 유동성 공급을 뒷받침할 재원을 5조원 담았습니다.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보증기관 등에 대한 출자·출연·보증 방식으로 1조9천300억원을, 주력산업·기업에 대한 긴급유동성 42조원 공급을 위해 3조1천억원을 투입합니다.

코로나19 고용충격을 완충하기 위해 시행 중인 10조원 규모의 고용안정 특별대책에 8조9천억원을 투입합니다. 비대면 디지털 일자리 등 55만개+α의 직접일자리를 만드는데 3조6천억원, 실업자에 대한 고용보험의 구직급여 확대에 3조5천억원을 씁니다.

무급휴직 등으로 고용을 유지한 기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확대에 9천억원, 특수고용직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 지원을 위해 신설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6천억원을 각각 투입합니다.

하반기 소비확대를 통한 경기 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민 10명 중 3명꼴인 1천600여만명에 농수산물과 외식, 숙박, 공연, 영화, 관광 등 8대 분야에 할인소비쿠폰을 1천684억원어치를 지급합니다.

지역사랑상품권을 6조원에서 9조원으로 3조원 확대하고 1조원가량의 올해 본예산 미발행분에도 10%의 할인율을 적용합니다. 여기에 3천177억원 예산을 들입니다.

가전제품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구매액의 10%를 30만원 한도에서 환급해주는 '고효율 가전 환급' 대상 품목에 의류건조기를 추가하고 관련 예산을 3천억원 늘립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200억원을 들여 우리나라로 유턴기업에 대한 전용 보조금을 신설하고, 수출회복을 위해 수출기업에 긴급유동성을 공급하는 무역보험공사에 3천271억원을 출연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노후화된 사회간접자본(SOC) 안전보강을 위해 5천525억원을 투입합니다.

방역산업 육성과 시스템 보강에도 나섭니다. 민간 제약사의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돕기 위해 1천115억원을 배정했습니다. 경영난을 겪는 의료기관 자금융자에 4천억원, 의료용보호구 772만개와 인공호흡기 300대 등을 비축하기 위해 2천9억원, 음압병상 120병상 확대에 300억원을 각각 씁니다.

앞으로 5년간 76조원을 쏟아부을 '한국판 뉴딜'에 대한 투자에 첫걸음을 뗍니다.

디지털 뉴딜에 2조7천억원, 그린뉴딜에 1조4천억원, 고용 안전망 강화에 1조원 등 연내 총 5조1천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전국 약 20만개 초·중·고 교실에 와이파이망을 구축하고, 내용연수 초과 노트북 20만대를 교체합니다.

보건소나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건강 취약계층이나 당뇨·고혈압 등 경증 만성질환자 8만명을 대상으로 웨어러블이나 모바일기기를 활용한 원격건강관리를 시작합니다. 보건소에서 방문 건강관리를 받거나 요양 시설 등에 있는 노인 2만5천명에 대해 사물인터넷(IoT)을 통한 맥박·혈당·활동 등 돌봄도 개시합니다.

중소기업도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2천880억원을 들여 8만곳에 대해 원격근무 시스템 솔루션 이용에 쓸 수 있는 바우처를 지원하고 SOC 디지털화에 4천800억원을 투입합니다.

2천352억원을 들여 노후화로 에너지효율이 떨어진 낡은 공공시설에 대한 그린리모델링에 착수합니다. 노후 공공임대주택 1만호와 어린이집 529곳, 보건소·의료기관·학교 612곳 등에 고효율 단열재를 설치하고, 환기 시스템을 보강해 에너지효율을 높입니다.

3천억원을 들여 산업단지와 주택, 건물, 농촌에 태양광발전시설 보급을 위한 융자 지원을 확대합니다.


3차 추경 재원을 역대 최대 규모인 23조8천억원의 적자국채 발행으로 충당하면서 재정 건전성 지표는 역대 최고로 악화합니다.

2019년도 본예산 기준 740조8천억원이었던 국가채무는 840조2천억원으로 100조원 가까이 증가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7.1%에서 역대 최고인 43.5%로 급등합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빼 정부의 실제 재정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은 2019년도 본예산 37조6천억원에서 112조2천억원으로 늘어납니다.

이에 따라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은 1.9%에서 5.8%로 상승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후폭풍이 거셌던 1998년(4.7%)을 넘어서 역대 최고를 기록하게 됩니다.

적자 비율이 3%를 넘어선 적은 1998년과 1999년(3.5%),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3.6%)등 세차례에 불과합니다.

홍 부총리는 "국가채무가 늘어나는게 불가피하지만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해서 단기간내 성장을 이끌어내고 건전재정을 회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감내해야 하지 않나 한다"면서 "국가채무가 증가하는 속도에 대해서는 재정당국도 상당히 경계하고 있고, 중기적인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추경안의 국회 통과 시 3개월 안에 추경 예산의 75% 이상을 집행한다는 방침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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