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는 아이 잠시 연령 다른 반에 둔 어린이집 원장…법원 "학대 아니다"
입력 2020-06-03 10:02  | 수정 2020-06-10 10:07

우는 어린아이를 잠시 연령이 다른 반에 둔 것은 학대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4단독 이근철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경기도 김포시 모 어린이집 원장 A씨(61·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원생을 연령에 맞지 않는 반에 둔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해당 행위가 피해자의 정신건강과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거나 그런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이 피해 원생을 미워했다는 동료 보육교사의 증언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해당 증언을 한 보육교사가 피고인과 다툰 뒤 어린이집을 그만둔 상태에서의 진술이기 때문에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판단은 피고인이 피해 원생을 다른 반에 보낸 행위 자체를 방임으로 본 게 아니라 다른 반에 보내진 후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방임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3∼5일 김포시 한 어린이집에서 등원 직후 울던 원생 B양(2)을 연령에 맞지 않는 다른 반에 두는 등 수차례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여러 연령대의 원생이 모인 통합반에 있던 B양의 등을 밀어 1살 원생들이 있는 반에 보내기도 했다. A씨는 B양 혼자 간식을 먹게 하거나 보조 교사에게 교실 문을 닫으라고 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해당 어린이집에서 함께 근무한 다른 보육교사의 증언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조언을 토대로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해 A씨를 재판에 넘겼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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