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소규모 행사나 모임에 참여했던 사람 중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 같은 모임이 코로나19에 취약점을 드러낸 이유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종교 모임에서 대체로 동일한 구성원들이 반복적으로 모이기 때문에 참석자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자가 있다면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더욱이 성경공부나 찬송가 합창 등의 활동은 참여자들 사이에서 비말(침방울)이 많이 튈 수 있다는 점도 감염 위험이 우려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오늘(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종교 행사나 모임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사례는 6건으로 70명 넘게 확진됐고, 이 중 1명이 사망했습니다.
현재까지 확진자가 23명 나온 인천과 경기 개척교회 목회자 성경모임의 경우 지난달 25∼28일 매일 교회를 옮겨 다니며 다양한 형태의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동일한 참여자들의 반복적 접촉이 이뤄지면서 감염 전파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사망자가 나온 원어성경연구회 역시 수도권의 여러 교회에 속한 참석자들로 이뤄진 모임으로, 소모임이라는 특성상 참석자들의 주기적 회동과 밀접한 접촉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 이 연구회는 지난달 8일과 15일 두차례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방역당국은 이 같은 모임에서 이뤄진 활동에 대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찬송가를 함께 부르거나 모임 전후 식사를 함께하는 등 코로나19의 감염 조건이 될 만한 활동 요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 중입니다.
최근 감염 사례가 잇따른 소규모 종교 모임은 그동안 정규예배 같은 집회 형식의 자리보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참여자들의 경각심이 부족했을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종교시설에서는 예배 때 교인들 간 간격을 한 자리씩 띄우는 등 주의를 기울여왔지만 교인들 간의 소모임까지 관리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모임의 특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소모임에서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불특정 다수가 마주치는 것과 달리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접촉하기 때문에 감염자가 있을 경우 바이러스 노출 빈도가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접촉자 감염 사례 중 가족 간 감염 비율이 높은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이재갑 한림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소모임 참석자들이 주기적으로 만나 밀접하게 접촉하다 보니 (감염 확산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며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때는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코로나19가 전파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