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경찰관이 흑인 남성의 목을 짓눌러 숨지게 한 사건으로 미 전역에서 과격 시위가 발생한 데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홍콩의 '아름다운 풍경'이 미국에 퍼지고 있다"며 조롱했다.
31일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한때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홍콩 시위 현장을 '보기에 아름다운 광경(a beautiful sight to behold)'이라고 불렀다"면서 "미국 정치인들은 이제 그들의 창밖 너머로 이런 장면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적었다. 홍콩에서는 지난해 6월 초부터 중국 본토로 범죄인을 넘길 수 있도록 한 '송환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렬하게 진행됐다. 이 시위는 반중(反中) 시위로 번지면서 최대 100만명이 집결해 홍콩 경찰과 거세게 충돌했다. 당시 관공서 파괴, 화염병 투척으로 인한 방화 등이 발생했는데, 이와 유사한 시위가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으니 "즐기라"고 비꼰 것이다.
신문은 이어 "펠로시 의장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 질문이 있다"며 "중국 정부와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는 흑인과 미국 민초들의 시위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해야 할까"라고 썼다. 이어 "홍콩 폭도들을 응원하는 워싱턴의 논리에 따르면 중국이 해야 할 일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치인들은 더 이상 먼 곳에서 '아름다운 광경'을 즐길 필요 없이 그들의 도시에서 볼 수 있거나, 그들 자신이 '아름다운 광경' 한가운데에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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