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따른 국내외 성장세를 두고 "두 분기 정도의 마이너스 성장 이후 반등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밝혔습니다.
김 차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현재까지의 코로나 충격만으로도 세계 경제의 깊은 침체는 불가피하며 진짜 피해야 할 것은 장기간 침체의 위험"이라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지난 1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이 -1.4%로 떨어진 가운데 금융시장에서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주요국들이 2분기에는 더 나쁜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 차관은 코로나19가 지구를 돌며 확산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라고 봤습니다.
김 차관은 "아시아, 태평양 쪽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사정이 낫지만, 아메리카 지역과 유럽의 피해가 막심하다"면서 "코로나19는 전대미문의 고용 충격을 불러오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가 대공황보다 더 큰 충격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다행히 아직 금융위기로 번지지 않았다"면서 "현재 세계 금융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넘기고 진정국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차관은 "이는 각국 중앙은행과 재정 당국의 과감하고 기민한 정책 대응에 힘입은 바가 크다"면서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은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한다(do whatever it takes)는 원칙을 세웠는데, 이들 중앙은행은 인상적인 복원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각국 중앙은행, 금융당국이 쏟아낸 지원책이 만료될 경우 민간경제의 어려움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김 차관은 "많은 나라가 긴급하게 도입한 파격적인 임시지원 프로그램은 몇 달이 지나면 만료된다"면서 "그 이후에도 경제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으면 가계의 어려움은 더 엄혹한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대규모 지원 프로그램이 더 연장되면 경제충격은 줄어들겠지만, 재정정책이 감당할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누가 그 막대한 부담을 질지에 대해 차원이 다른 논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차관은 "코로나가 세계화의 종언을 가져오리라는 예상이 많다"면서 "지금 눈앞에서 전개되는 미·중 간의 갈등을 보고 있노라면 그런 관측이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미증유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에 전 세계가 초기에 우왕좌왕하다가 이내 그동안 쌓아온 제도를 단기간에 업그레이드해가며 대처해온 관성과 복원력을 믿는다"면서 "세계는 이미 각자 알아서 사는 성곽사회로 돌아가기에는 너무나 깊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차관은 끝으로 "가장 어려운 분기가 될 것이라는 2분기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며 "퇴원이 멀지 않았다는 설렘과 진통제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통증이 도질지 모른다는 걱정이 교차한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