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단독] 차이잉원, 작년 홍콩사태 주역 만났다…中 향해 초강력펀치 휘두른 격
입력 2020-05-29 17:07  | 수정 2020-05-30 17:07

홍콩에서 서점을 운영했던 람윙키(林榮基·66) 씨.
이 이름 석자는 지난해 중국을 넘어 전세계를 강타한 홍콩사태를 촉발시킨 인물이다.
그는 홍콩에서 서점을 경영하던 2015년 10월 말 중국 선전에 갔다가 실종됐다. 금서를 출판·판매한 혐의로 중국 중앙특별안건팀에 강제 연행·구금된 것.
이듬해 6월 중국 본토에서 풀려나 홍콩으로 다시 돌아오자 홍콩 젊은이들의 마음에 분노가 싹트기 시작했다. 중국 대륙을 향해 반기를 들 경우 그 누구도 소리없이 중국 당국에 끌려가 억류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자리잡은 것이다. 그리고 이 공포는 2019년 '범죄인 송환법'이 논란이 되면서 홍콩 시위를 촉발시킨 기폭제가 됐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이처럼 세계를 뒤흔들었던 60대 서점 주인 람 씨를 29일 직접 찾아가 만났다. 대만 총통이 홍콩 사태를 촉발시킨 인사를 직접 만났다는 것은 인권·자치라는 가치를 강조하는 동시에 홍콩 내 반중 여론을 키우는 정치적 이벤트이기도 하다. 한줄로 요약하면 하루 전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강력한 정치적 펀치를 날린 격이다.
차이 총통은 이날 람 씨가 운영하는 서점을 직접 방문해 대화를 나눈 뒤 관련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차이 총통은 "오늘 나는 대만인들을 대표해 람윙키 씨를 환영하고자 서점을 찾았다"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홍콩인들의 헌신에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방문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는 홍콩에서 민주, 자유, 인권이 후퇴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 의지를 내비쳤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국제 민주 진영의 파트너와 함께 협력해 홍콩과 홍콩인을 계속 지지할 책임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만은 홍콩보안법 제정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될 경우에 대비해 홍콩인들의 대만 거주와 보살핌 등을 망라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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