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거리두기 강화' 첫날에도 코로나19 감염자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수도권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의 기폭제가 된 쿠팡 물류센터발 확진자는 감소세를 보였지만 부동산중개업소, 식당, 학원강사 등을 매개로한 감염이 늘면서 확산세는 꺽이지 않았다.
29일 중앙대책본부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58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추가됐다. 확진자는 인천시 경기도 각 20명, 서울시 18명으로 모두 수도권 거주자다.
수도권 코로나 확산의 주범인 쿠팡 물류센터(부천·고양) 연관 감염자는 이날 현저히 줄었다. 인천시와 경기도에서 각 각 1명의 추가 환자가 나왔고, 서울시는 0명으로 집계됐다.
쿠팡 물류센터발 누적 합계를 보면 인천 41명, 경기 39명, 서울 19명 등 99명이다. 특히 제2의 부천 물류센터 사태가 우려됐던 쿠팡 고양 물류센터에서 근무자 486명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쿠팡 물류센터 작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안전모, 노트북, 키보드, 마우스 등의 사무용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방역당국 추적 이전에 감염 환자가 지역사회로 이미 전파돼 잠복해 있을 위험성은 여전해 방역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쿠팡 물류센터 연관 감염자중 30%에 가까운 비율이 센터 근무자에 의한 2차 접촉자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수도권의 인구밀집도와 이동량을 고려할 때 (쿠팡 물류센터발) 유행을 조기에 차단하지 못하면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앞으로 2주가 코로나19의 수도권 유행이 더 확산할지를 가늠할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중개업소, 학원강사, 음식점 등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해 매개체가 계속 확산하는 양상을 보였다.
인천에서는 전날 확진판정을 받은 부동산 중개업자 57세 여성에 의해 남편과 딸, 시누이가 2차 감염됐고, 이 여성의 부동산중개업소 동료와 동료의 딸도 확진 판정을 받고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다.
특히 부동산중개업소 동료의 딸(23)은 인천 백석초등학교 교사여서 학교와 교내 병설유치원 등교가 중지됐다. 백석초는 "초등 돌봄 교실과 유치원 방과 후 과정도 중단했다"고 밝혔다.
연수구에 사는 8살, 12살 형제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들은 지난 19일 양성 판정을 받은 학습지 교사(46·여)로 부터 지난 15일 수업을 들었다. 학습지 교사는 신분과 동선을 숨겨 코로나 확산의 빌미를 제공한 인천 학원강사 관련 감염자다. 이 교사는 학원강사 제자가 방문한 인천 미추홀구 탑코인노래방을 아버지와 함께 다녀왔다 양성 판정을 받은 고3 아들과 접촉했다 양성판정을 받았다.
서울 여의도에서도 20대 학원강사(인천 계양구 거주)에 이어 수강생인 중학생 2명이 코로나에 감염됐다. 두 학생은 전날 확진판정을 받은 학원강사에 이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여의도 소재 윤중초, 여의도초, 윤중중, 여의도중, 여의도고, 여의도여고 등 6개교의 등교를 중지하고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이후 등교 일정은 방역당국의 조치에 따라 정할 방침이다.
강원도 철원 육군부대에서 복무중인 한 병사는 집인 인천에서 휴가를 보내고 지난 27일 부대로 복귀하던 중 위병소에서 발열 증상이 확인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모 모두 양성 판정을 받은 이 병사는 인천에서 버스를 이용해 부대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사 역시 '학원강사→수강생→코인노래방→부천 돌잔치→사우나→부모' 경로로 감염이 추정되고 있다.
전날 22명의 확진지가 나온 서울 성동구 일대 음식점에서도 이날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성수2가 3동에 있는 '명가닭한마리' 직원이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도 여전하다. 경기 양평군에서는 87세 여싱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의 아들(49)은 지난 28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해당 여성은 지난 23일 이후 양평군 자택을 떠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인천시는 이날 누적 코로나 환자가 200명을 돌파하자 전날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 이상의 방역 대책을 내놨다. 6월 14일까지 도서관, 공연장, 연수원, 인천대공원 등 공공시설 운영을 전면 중단하고 땀, 비말 등으로 전파 위험이 높은 실내체육시설에 대해서는 6월 30일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지홍구 기자 / 최현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