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e(사이버) 역사관' 사업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평가다.
29일 여성가족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e-역사관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엔 올해 들어 단 3건의 글만 올라왔다. 3건은 모두 피해자 할머니들의 부고 소식이다.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글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여가부는 지난 2013년 3월부터 위안부 피해의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 다양한 연구자료 등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사이버역사관을 운영하고 있다. 사이버역사관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할머니들의 증언 자료, 문헌 자료 등을 공개하고 정부지원사업을 안내하고 있다. 또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도 자료를 공개하고 사이버역사관 사업을 홍보해왔다.
사이버역사관이 만들어진 이후 약 4년간 페이스북 계정엔 게시글과 콘텐츠가 활발히 올라왔지만 지금은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2017년 7월까지 이 계정엔 매주 수요일 '수요일특별한이야기'란 제목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구술 증언, 역사적 사실을 담은 자료가 꾸준히 올라왔다. 당시 올라온 글엔 "매주 수요일마다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e역사관 페이스북 페이지입니다"라는 소개도 포함돼 있다. 수요일마다 고정적으로 올리는 글 이외에도 위안부 문제 관련 기사와 영상 등 매년 150건 넘는 글이 게재됐다.
하지만 2018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3년간 수요일마다 올라오는 글이 사라지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부고 소식만 간간히 올라오고 있다. 게시글이 한 달 이상 올라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2018년 게시글은 13건, 2019년 25건, 올해는 3건 뿐이다. 할머니들 부고 소식 외에는 홈페이지 만족도 조사가 여가부 주최 행사 홍보글 등이 대부분이다. 위안부 피해 역사를 알리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찾기 어렵다.
여가부는 올해 사이버역사관 홈페이지 운영 및 유지관리 사업에 7900만원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주호영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3년째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금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