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배송 온 쿠팡맨에게 경비원이 던진 말, "가까이 오지 마세요"
입력 2020-05-29 11:02 
경기도 소재 한 아파트에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당분간 쿠팡 주문을 하지 말자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쿠팡이 운영하는 부천과 고양 물류센터에서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일부 쿠팡 로켓배송 도착이 늦어지고, 몇몇 지역에서는 쿠팡 주문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28일 일부 고객들에게 로켓배송 지연을 알리는 안내문자를 발송했다. 이 문자에서 쿠팡 측은 "현재 코로나19 확진환자 발생으로 쿠팡의 고양 및 부천 물류센터가 폐쇄돼 상품이 출고되지 못했다"며 "코로나19 영향이 없는 다른 물류센터 상품으로 재출고할 예정이며 배송은 내일 진행된다"고 밝혔다. 위와 같은 이유로 배송이 지연된 고객에게는 다음 주문때 쓸 수 있는 쿠폰을 증정했다.
실제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오늘까지 3개 배송인데 1개만 정상적으로 도착하고 2개는 취소됐다"거나 "오늘까지 배송이 보장되는 주문이었는데 결국 오지 않고 저 문자를 받았다"는 소비자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쿠팡 관계자는 "일부 주문에서 배송 지연 상황이 발생해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켓배송을 맡는 쿠팡맨이나 쿠팡플렉서들을 기피하는 현상도 감지된다. 확진된 물류센터 직원들은 배송업무를 담당한 사람들이 아님에도 쿠팡과 연관된 직종이라는 이유만으로 눈초리를 받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8일 쿠팡맨과 쿠팡플렉서들이 이용하는 회원수 1만명 규모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쿠팡플렉서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배송을 간 오피스텔 경비원이 쿠팡 봉투를 보더니 '가까이 오지마'라고 했다"며 "신선배송이 썩은 상품 취급을 받은 것 같았다"는 글을 남겼다.
한 경기도 지역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단지에 쿠팡맨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돼 물품을 받을 수 없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 경기 소재 한 아파트에는 관리자가 입주민들에게 "쿠팡 주문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안내문에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주민 여러분, 부천 쿠팡 물류센터의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비상입니다. 우리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하여 당분간 쿠팡주문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는 손글씨가 적혀 있다.
쿠팡과 마켓컬리가 코로나19로 기피 대상이 되자 비슷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는 쓱닷컴 등 다른 업체에 손님이 몰리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쓱닷컴에 따르면 이날 아침에 배달된 쓱닷컴의 새벽배송 매출은 하루 전보다 40%, 주문건수는 15% 늘었다. 일주일 전 같은 금요일과 비교하면 각각 37%, 14%씩 뛴 것이다. 품목별로는 강아지·고양이 등 반려동물 관련 용품 매출이 전주 대비 24.7%, 소고기 등 정육이 24.1%씩 늘었다. 수산물(13.5%)과 과일(12.8%), 채소(12.7%) 처럼 새벽배송으로 많이 찾는 신선식품 매출도 골고루 뛰었다. 이밖에 청소·세탁용품(21.3%), 즉석밥(13.2%), 생수(12.8%), 라면(12%) 같은 생필품도 잘 나갔다.
온라인쇼핑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아직까지는 확진자가 나온 일부 업체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다만 사태가 더 길어지면 온라인쇼핑 자체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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