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임기 시작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의 원구성 협상은 쳇바퀴를 돌고 있습니다. 되풀이되는 지각 개원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20대 국회 마지막 날인 오늘(29일)까지도 차기 국회 원 구성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통상 의석수 비례로 정해지는 상임위원장 배분 관례를 놓고 여야가 기 싸움을 벌이며 협상은 고질적 교착 상태에 빠져들었습니다.
177석의 안정과반을 확보한 민주당은 법정 시한 준수를 내세워 여의치 않으면 '법대로' 상임위원장을 모두 독식하겠다며 스피커만 키우는 상황입니다.
통합당은 의석수에 따라 11대7로 나눠야 한다면서 기존 야당 몫인 법제사법위원회 등 핵심 상임위를 무조건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상임위 배분 기준을 놓고 근본적 다툼을 이어가는 모양새지만 결국 관건은 법안의 마지막 길목인 법제사법위원회를 누가 가져가냐의 싸움이 될 전망입니다.
정치권에선 현재와 같은 협상 속도로는 물리적으로 개원 날짜를 맞추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국회법에 따르면 첫 임시국회는 6월 5일에 열려야 하고, 상임위원장은 6월 8일까지 선출해야 합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1대 국회는 시작부터 과거 잘못된 관행과 단절해야 한다"며 "국회 정시 개원보다 더 확실한 변화는 없다"며 정시 개원을 강력히 희망했습니다.
반면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청와대 회동에서 민주당의 정시 개원 요구에 "야당의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어 의장을 못 뽑는 사정이 있는데, 민주당의 태도 여하에 달렸다"고 했습니다.
국회는 1987년 현행 헌법 개정 이후인 13대부터 20대까지 매번 늑장 개원을 했습니다.
13대 국회가 헌정사상 첫 여소야대로 구성되면서 상임위원장직 배분을 원내 교섭 단체 간 협상을 통해 정하는 제도가 부활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8번의 회기가 도는 동안 국회의원 임기 개시 이후 국회 개원식을 여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41.4일이었습니다.
가장 개원이 늦었던 때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실시를 놓고 여야가 대치한 14대 국회로, 125일이나 지체됐습니다.
18대 국회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 88일 지각 개원했습니다.
지난 20대의 경우 시한보다 14일 늦게 개원했는데, 13대 국회 이후 최단 기록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