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휴먼 로맨스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종영…최종회 시청률 14%
입력 2020-05-29 09:19  | 수정 2020-06-05 10:05

신원호-이우정 콤비가 건설한 아름다운 '율제병원 랜드'는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골목만큼이나 웃음과 눈물로 가득했습니다.

오늘(29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밤 9시쯤 방송한 tvN 목요 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 최종회는 14.142%(유료 가구)로 나타났습니다. 마지막 회는 특집으로 꾸며져 113분 확대 편성됐습니다.

드라마는 시즌2를 예고하며 많은 이야기를 정리하지 않은 채로 끝났습니다. 송화(전미도 분)는 익준(조정석)과 치홍(김준한) 사이에서 결국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고, 석형(김대명)은 전 부인의 전화를 받았으며, 준완(정경호)은 영국에 있는 여자친구 익순(곽선영)에게 반지를 보냈지만 반송됐습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응답하라' 시리즈로 케이블 드라마의 역사를 다시 쓴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드라마라는 점,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후속 시리즈라는 점에서 방송 시작 전부터 한껏 기대를 모았습니다.

높은 기대만큼 따라붙는 무거운 부담감, 주 1회 방송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신 PD와 이 작가는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tvN에서 5회 연속으로 히트작을 탄생시키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습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생로병사가 교차하는 병원에서 펼쳐지는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드라마입니다. 전 회차를 꿰뚫는 갈등이나 서사가 없는 대신, 의사 5인방의 소소한 일상과 환자들의 이야기에 주목하며 한국판 '그레이 아나토미'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조연들에게까지 서사와 매력을 부여하는 따스한 제작진의 손길이 느껴지면서 '편안하게 볼 수 있어 좋다'는 호평도 얻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국내 메디컬극의 장르 계보에서 독특한 위치에 있습니다. 1990년대 방영된 국내 의학 드라마들이 '병원에서 의사들이 연애하는 이야기'라는 비판을 받고 병원 내 권력 암투나 의술의 생생한 재현을 강조하는 쪽으로 옮겨갔다면,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오히려 로맨스를 적극적으로 껴안으며 병원 사람들의 연애 이야기에 스토리 상당을 할애했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신 PD와 이 작가의 장점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십분 발휘됐습니다. 인물 간 로맨스에 몰입하게 만드는 연출,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의 활용은 이번에도 빛났습니다.

다만 장점과 더불어 한계도 따라왔습니다. '응답하라 1988' 때와 유사한 비판, 소위 '지나치게 유토피아적인 판타지 드라마'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세속적인 고민은 전혀 하지 않는 '고스펙'의 주인공들, 욕심도 갈등도 없이 모두 착하기만 한 인물 등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불거졌던 단점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발견됐습니다.


물론 환자의 목숨을 최우선시하는 선량한 의사 캐릭터는 메디컬극의 클리셰이기도 하지만, 병원 경영진과의 갈등조차 없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세계관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이따금 무례한 환자나 후안무치의 주인공 가족이 등장하긴 하지만, 이마저도 메인 인물의 휴머니즘 스토리를 부각하기 위해 단순하게 활용됐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습니다.

시즌제로 기획된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내년 시즌2가 방송됩니다. 후속 프로그램으로는 성동일, 김희원, 여진구가 출연하는 예능 '바퀴 달린 집'이 다음 달 11일부터 방송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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