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나라당, 또 '성희롱 발언 논란'
입력 2009-03-16 17:27  | 수정 2009-03-16 18:03
【 앵커멘트 】
한나라당이 또다시 성희롱 발언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내용인지 김명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취임 이후 처음으로 꿀맛 같은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오랜만에 당사에 모습을 드러낸 박 대표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단연 다음 달 재보선 출마 여부였습니다.

박 대표는 한시 구절을 인용해 자신의 심경을 내비쳤습니다.

▶ 인터뷰 : 박희태 / 한나라당 대표
- "뒷동산의 밤송이는 벌이 쏘지 않아도 세월이 가면 스스로 벌어집니다. 너무 그렇게 쏘려고 하지 마세요."

기자들 대부분, 박 대표가 때가 되면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지만 일은 나중에 터졌습니다.

대표 비서실장인 김효재 의원은 여기자가 포함된 기자단에게 "박 대표가 한 말은 김삿갓이 기생을 유혹할 때 사용한 '섹스어필' 표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대표가 언급한 구절은 '후원황율 무봉개(後園黃栗 無蜂開).'

김삿갓이 하룻밤을 지낸 여인에게 처녀가 아닌 것 같다고 하자, 그 여인이 발끈하며 답한 대목입니다.

이 표현은 여러 책에서 대표적인 음담패설의 하나로 인용되는 구절입니다.

기자 출신인 김 의원은, 여기자들이 공식 항의하려 했지만 황급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김 의원의 설명대로라면 평소 한시와 사자성어를 이용해 재치있는 표현을 즐겨 쓰는 박 대표의 발언은 성희롱 발언이 되는 셈입니다.

이후 김 의원은 공식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그것이 뭐가 문제냐"며 오히려 자신의 발언을 기사화하려는 언론의 태도를 문제삼았습니다.

각종 성희롱 사건으로 여러 차례 곤란을 겪었던 한나라당이지만 이에 대한 조심스러움은 여전히 부족해 보입니다.

mbn뉴스 김명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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