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대 국회 시작을 이틀 앞둔 28일 청와대에서 여야 1·2당 원내대표들과 오찬 회동을 갖고 국정 전반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지난 2018년 5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1차 회의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청와대 상춘재에서 사전 의제조율 없이 입장을 교환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오찬에 참여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은 오찬에 앞서 상춘재 앞에서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을 만난 두 원내대표는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주 원내대표가 "날씨가 너무 좋다"며 운을 떼자 문 대통령도 "예, 반짝반짝(하다)"이라고 답변했다. 두 사람은 문 대통령의 건강을 화제로 덕담을 주고받았다.
오찬에 앞서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 앞에서 국회 원 구성·상임위 배분 문제를 두고 김 원내대표에게 뼈 있는 농담을 던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가 "오늘 대화도 날씨처럼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하자 주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 등을) 다 가져간다, 그런 이야기만 안 하시면?"이라고 말해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빨리 (상춘재로) 들어가는 게 아무래도 덜 부담스러우시겠죠?"라고 물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후 문 대통령과 양당 원내대표는 상춘재 앞에서 나란히 선 채로 기념 촬영을 하고 오찬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은 이번 회동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기침체 국면에서 주요 산업들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이 여러 차례 밝혔던 '협치의 제도화' 문제도 이번 회동의 주된 화제다. 문 대통령이 이날 주 원내대표에게 20대 국회에서 한 차례밖에 열리지 않은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복원을 제안했을 지도 관심사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이번 회동에서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해 어떤 대화가 오갔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안팎에서는 현재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고, 사법적 판단이 끝나기 전까지는 사면·복권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기류가 강하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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