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공공기관에서 화웨이와 ZTE 제품을 사실상 퇴출키로 했다. 이는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배제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27일 일본 정부가 사이버안보법 개정을 통해 모든 독립행정법인(공공기관 해당)과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9개 지정법인의 통신기기 구매 요건을 강화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정부부처에 통신설비 구매시 가격 뿐 아니라 안보상 위험성도 고려토록 했다. 이번 결정은 정부 부처에 적용되던 기준을 독립행정법인이나 지정법인에도 이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화웨이나 ZTE로부터 구매하지 말라는 얘기다. 내달부터 유관 부처에서 대상이 되는 97개 법인과 관련 절차 등을 상의토록 했다. 만일 조달물품과 관련한 안보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내각부 사이버시큐리티센터에서 각 법인에 교체를 요구하게 된다. 요미우리신문은 "미국의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조치의 대상에는 한국의 국민연금관리공단에 해당하는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나 산학기술종합연구소, 원자력연구개발기구 등 87개 모든 독립행정법인과 일본연금기구나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에 해당하는 마이넘버를 운영하는 지방공영단체정보시스템기구 등 9개 지정법인이 포함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각 부처 뿐 아니라 민간 통신사들에도 5G 기지국 관련 설비 조달 때 사실상 중국 기업 제품 배제를 요청한바 있다.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등 3대 통신사는 관련 설비 공급처에서 화웨이를 배제한 상태다.
[도쿄 = 정욱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