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막대한 재정을 일자리 사업과 복지에 쏟아 부어면서 우리나라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유독 1인 가구만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26일 분석됐다. 1인 가구는 주거여건도 취약해 코로나 19사태로 임대료 체납 등 총체적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경사연)의 발간 예정 리포트에 게재한 '1인 취약가구 증가에 따른 정책대상 선정기준 조정 및 정책지원 방향'에서 이런 내용의 분석을 공개했다.
최 연구위원이 통계청의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활용해 2017∼2018년 연간소득 기준으로 상대적 빈곤율을 비교·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상대적 빈곤율은 17.1%에서 16.3%로 약 0.8%포인트 하락했다. 상대적 빈곤율이란 총가구를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전체 상대적 빈곤율은 줄었으나 2인 이상 가구와 비교해 1인 가구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2인 이상 가구의 경우 상대적 빈곤율이 14.5%에서 13.4%로 약 1.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1인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51.4%에서 51.3%로 사실상 정체 상태였다. 절대적인 수준으로 봐도 2인 이상 가구의 3배를 상회했다.
특히 올 들어선 코로나19로 취약한 주거 여건의 41만의 1인 가구들이 향후 6개월 이내 임대료 체납 등 위기상황에 처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국토연구원은 국토이슈리포트 제18호 '코로나19 같은 상시적 위기 시대, 1인가구 주거불안 양상과 주거정책 시사점'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국토연은 직업 취약성, 점유형태 불안정성, 보증금 규모를 고려할 때 코로나로 인해 당장 임대료 체납 위기에 처할 긴급 위기가구가 25만6000가구에 달한다고 파악했다. 이어 6개월 이내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될 1차 위기가구는 총 41만6000가구, 6개월~1년 내 위기가 도래하게 될 2차 위기가구는 총 69만가구로 예상됐다. 박미선 국토연 연구위원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상시 위기 시대의 주거정책은 1인가구를 일반적인 가구형태로 인정하는 것을 시작점으로, 단기적으로는 임대료와 공과금 체납가구에 대한 유예조치로부터 임대료 동결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용 기자 /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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