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방역·K의료 이어 기초과학 분야도 한류 뜬다
입력 2020-05-22 17:39  | 수정 2020-05-25 13:35
[사진 제공 = 스마트잭]

지난 19일 한국이 세계보건기구(WHO) 집행 이사국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오는 2023년까지 주요 사업 전략과 운영 방안을 결정하는데 참여하게 된다.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모범사례로 손꼽힌 'K방역'이 세계로 확산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K의료, K방역 성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근간이 되는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점검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초과학을 다루는 각종 연구소에서는 실험에 사용되는 시약 관리가 중요한데, 아직까지 많은 연구소가 수기나 엑셀 정도로 시약 현황을 공유하며 관리하고 있다.
각종 화학약품이나 시약을 보관·사용해야 하는 대학연구소와 뷰티업계 연구소 등은 법적으로 모든 약품과 시약을 한 목록에 작성해 보관해야 한다. 따라서 일부 연구원은 하루 근무시간 중 절반 이상을 수기로 시약을 작성하거나 엑셀 작업 후 프린트해서 보관하는 데 쓴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50자가 넘는 수 백, 수 천개의 약품 이름과 병 라벨을 일일이 적는 게 연구원의 일상"이라며 "실상이 이렇다 보니 먼지 쌓인 약병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고 유통 기한이 10년도 더 지난 1급발암물질을 방치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잭은 이 같이 취약한 연구소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솔루션을 개발하면서 최근 글로벌 기업의 러브콜을 다수 받고 있다. 스마트잭이 개발한 '랩매니저'는 시약을 자동등록 및 분류해 안전성 향상과 재고 관리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통합관리 솔루션이다.
[사진 제공 = 스마트잭]
랩매니저를 이용하면 수 십 자의 시약 이름을 적을 필요 없이 시약병에 붙어있는 바코드나 QR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등록할 수 있다. 시약을 등록하면 이름, 제조일, 구입일, 유효기간, 독성 여부 등을 목록으로 만들어 모든 시약의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한다.
또한, PC와 모바일 앱을 연동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구성원이 언제든 시약 현황을 관리할 수 있다. 시약 사용자와 사용 후 잔액은 물론 어떤 연구에 사용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실험을 통한 연구 결과 도출 등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시약의 폐기 시점을 모바일 메시지로 받아볼 수 있어 안전성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김건우 스마트잭 대표는 "대한민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지출과 경제인구 1000명 당 연구원 수가 세계 1위를 기록할 만큼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하지만 대학 연구소 연구원 중 과반수 정도가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우울한 통계가 있을 정도로 연구에 집중할 수 없는 열악한 근무환경이 대한민국 기초 과학 연구 속도를 발목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랩매니저를 통해 연구원의 행정업무를 덜고 비효율적인 시간을 해결할 수 있다면 연구의 긍정적 결과 도출로 이어져 국가경쟁력을 한 단계 격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카이스트, 고려대, 서강대, 국민대,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등 국내 600여 개 대학과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1400여 개 연구실이 랩매니저를 사용하면서 글로벌 기업도 랩매니저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코스메틱 연구소와 계약 체결 및 도입을 완료해 해당 브랜드의 전 세계 연구소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화학기업의 중화권 연구실 도입을 위한 검토도 이뤄지고 있다.
스마트잭은 앞으로 연구소 시약을 주문 가능한 '화학약품·시약 오픈마켓 플랫폼'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배윤경 기자 bykj@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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