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단독] 中, 올해 성장 목표 제시안했는데…비공개 목표치는 6%?
입력 2020-05-22 14:52  | 수정 2020-05-29 15:07

중국 정부가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6.6% 증액했다.
수치상으로는 20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이지만 올해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쇼크로 경제성장률이 침체될 가능성을 고려할 때 오히려 상당한 증액에 해당한다는 관측이다.
22일 신화통신 등 중국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리커창 총리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13기 전인대 3차 연례회의 정부공작(업무)보고에서 올해 국방예산으로 1조2700억 위안(약220조원)을 보고했다.
중국은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매해 10.1~12.7% 수준으로 국방예산을 크게 늘려오다 2016년 7.6%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한 자릿수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세력화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 같은 변화를 시도했다.
심지어 2017년 전인대 자리에서는 처음으로 국방비 총액을 아예 공개하지 않는 이례적 행보를 취하기도 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중국 정부가 한 자릿수 증액을 단행하면서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1.2%로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국방 예산(1조1900억위안) 역시 그해 중국 GDP(99조 위안·1경7300조원) 대비 1.2%로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2018년 GDP(90조 위안)에서 그해 국방 예산(1조1069억 위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2%로 관리됐다.
주목할 점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극히 낮게 예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IMF는 최악의 경우 올해 중국 성장률이 1.2%로 곤두박질 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중국 성장률은 6.1%였다.
당연히 이 같은 성장률 쇼크 시나리오를 가지고 보면 올해 중국 국방예산은 사실상 예년보다 증액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더 흥미로운 건 만약 시진핑 국가주석이 올해 국방 예산을 종전과 같이 전체 GDP의 1.2% 선에서 결정했을 경우, 올해 중국 정부가 목표한 성장률을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전인대에서 리커창 총리는 과거 연례적으로 발표했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재정을 총동원해 경기 하락에 대응할 것임을 강조했다.
리커창 총리가 공개한 올해 국방예산(1조2700억 위안)이 올해 중국 GDP의 1.2%가 되려면 올해 중국 전체 GDP는 105조 위안이 돼야 한다.
105조 위안은 작년 중국 GDP(99조 위안) 대비 6.0% 증가하는 것으로, 중국 지도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0%로 설정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전인대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6∼6.5% 구간으로 설정하고 최종 6.1% 성장률을 달성했다.
올해 목표치를 6.0%로 설정했다면 사실상 5% 후반대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울러 코로나19발 경제쇼크 상황에서 중국이 이 담대한 목표치를 맞추려면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 정부는 이날 전인대에서 특별 국채 발행, 재정 적자 확대, 특수목적채권 발행 등으로 대대적 경기부양에 나설 것임을 확인했다.
전인대에서 공개된 특별 국채 발행 등 가용 재원은 최소 5조7500억 위안(약 996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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